<387> 법치(法治) 위에 덕치(德治) 있다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요즘 국내정치를 보면 법을 떠나 얘기할 수가 없다. 현직 대통령이 과거에 허물이 있었다고 해서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고 야당은 야당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법을 어겨가며 이상한 단체까지 끌어들여 불법적인 반정부활동을 했다고 한다. 관련 있는 사람들은 다음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도 있다. 참 보기 싫고 듣기에도 거북하다.

현대 중국의 의법치국(依法治國)을 가리키는 것으로 옛날 고대 중국에서는 정치는 법대로 해야 한다는 법가운동(法家運動)이 있었다. 그러나 공자는 법 위에서 제대로 다스려야 한다며 '정(政)은 정(正)'이라고 했다.

요즘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가지 위법 상황에 대해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조차 대통령이 법을 어겼다고 몰아세우는 세상이 된 것이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 나왔던 민주당 후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자기가 대통령이 돼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하는지 알 수는 없다. 보기에는 좋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논어에는 정은 정(政卽正也)이라 했다. 몇천 년이 지났지만, 요즘도 이 얘기에 공감을 느끼게 된다. 정치라고 하는 부정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매수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윗사람을 움직여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인 것같이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는 정치를 하는 율사 출신 전직 판검사들이 많다. 그들은 법에 따라 엄정하게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정의가 과연 법에 따라 엄정하게 집행됐는지도 의문이고 법치 자체가 이상하게 보이는 경우도 많다.

세상을 크게 볼 때 법만으로 세상을 살기는 어렵다. 최악의 경우 기댈 수 있는 방편 중의 하나가 법이다. 덕치와 법치는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이치 즉 통치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공자가 말하던 도덕적 덕(인, 의, 예, 지 등)을 바탕으로 백성을 감화하고 교화해 안정된 질서를 이루려는 정치이상인 덕치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된다.

현대 정치를 말한다면 법을 떠나서 말하기 힘들 정도로 법이 정치의 한 방편으로 쓰이고 있는 듯하다. 미국에서도 법만 따지는 대통령이 있었는가 하면 민심을 다독이며 국가를 위해 애쓴 분들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카터 대통령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첫째로 손꼽는다. 앞으로는 세상이 법보다는 덕과 정으로 다스려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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