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걷고 난 후 무릎이 붓고 뻣뻣해지는 증상을 겪는 중장년층이 많다. 상당수가 이를 "나이가 들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파스나 찜질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단순한 노화 과정으로 치부해 통증을 방치하다가는 걷기조차 힘들어지고 뼈 모양까지 변형되는 '퇴행성 관절염'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점진적으로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맞닿아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노화가 가장 기본적인 원인이지만, 비만으로 인해 무릎에 과도한 하중이 실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업 환경, 그리고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즐겨 하는 한국 특유의 좌식 생활 습관은 연골 마모를 더욱 가속화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성북 더서울병원 정명곤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무릎을 움직일 때만 뻐근한 통증이 나타나고 휴식을 취하면 금세 호전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연골 자체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손상되더라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므로, 무릎이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면 이미 연골 마모가 꽤 진행돼 주변 활액막에 염증이 생겼거나 뼈끼리 마찰이 시작됐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환이 중기로 접어들면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평지를 걷는 것조차 버거워진다. 특히 밤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심해져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한다. 말기에 이르면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져 무릎 뼈가 직접 부딪히게 되고, 이로 인해 관절 안쪽 연골이 더 많이 마모되면서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지는 체형 변형이 발생한다. 다리 모양이 변형되면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만 과도하게 쏠려 관절염이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정명곤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는 연골의 손상 정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초기와 중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와 함께 체중 감량 및 허벅지 근력 강화 운동 등 보존적 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만약 O자형 다리 변형이 동반된 중기 관절염이라면 뼈의 정렬을 바로잡는 '휜 다리 교정술(근위경골 절골술)'을 통해 체중을 분산시키고 본인의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말기라면,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 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어 "한 번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은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본인의 관절을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평소 적정 체중을 유지해 무릎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부담을 줄이고, 뚜렷한 이유 없는 무릎 붓기나 통증, 관절에서 삐걱거리는 마찰음이 들린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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