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산업협회, 의료기기법 개정 이후 제도 정착 해법 제시

간납 구조 개선 이후 '현장 안착' 과제 부각… 표준계약서·실태조사·특수관계인 기준 보완 필요

의료기기 유통질서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이 이뤄진 가운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과제와 보완 방향이 국회 토론회에서 집중 논의됐다. 산업계·학계·정부는 제도적 틀 마련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행력 확보가 핵심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김영민)는 지난달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실에서 '의료기기법 개정 그 후, 안정적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이수진·김남희·김선민·이정문 의원 공동 주최로 열렸으며, 개정된 의료기기법(일명 간납사법)의 시행을 앞두고 제도의 안정적 정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산업계·학계·정부 관계자 등 약 90명이 참석했으며,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의료기기 유통 종사자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김영민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의료기기산업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핵심 분야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그간 불공정 유통 관행이 산업 발전과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제는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태조사 체계·통합 관리 필요" 지적

발제를 맡은 권지연 동국대학교 교수는 '의료기기 유통질서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의 의미와 산업계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번 개정이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실태조사 체계 구축과 유통관리 통합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며 후속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이태동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장은 행정조사 사례를 통해 특수관계인을 활용한 간납 구조에서의 불법 거래 및 수익 편취 사례를 공유하며, "자금 흐름 추적과 재정 누수 방지를 위해 보다 강력한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표준계약서 실효성·특수관계인 기준 쟁점 부각

패널토론에서는 제도 운영 과정에서 예상되는 쟁점들이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전동환 협회 전문위원은 지분 구조 조정 등을 통한 법망 회피 가능성을 언급하며 ▲표준계약서 작성 기준 명확화 ▲미작성 시 제재 규정 ▲대금 지급 기준일 해석 ▲실태조사 운영 체계 구체화 등을 제안했다.

정선영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부장은 "표준계약서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경우 물류비 전가나 지연이자 회피 등 기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실효성 확보를 위한 업계 의견 반영과 위반 대응체계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황 고려대학교 교수는 "특수관계인의 범위와 '사실상 지배' 기준이 모호할 경우 우회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위법령을 통한 명확한 기준 설정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조동찬 한양대학교 교수 역시 "수십 년간 지속된 불공정 유통 구조가 제도만으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며 "정밀한 감시체계와 지속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하위법령 통해 보완… 사전조사 추진"

정부 측도 제도 보완 필요성에 공감했다.

보건복지부는 사전 실태조사를 통해 현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하위법령과 세부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분 구조 변경 등을 통한 규제 회피 가능성 역시 제도 설계 과정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타 산업 분야의 표준계약서 도입 사례를 참고해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거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계약 체계 마련에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영민 회장은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의견 교환을 넘어 제도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협회는 국회와 정부, 관계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의료기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안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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