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 이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CPR)이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CPR 환자의 사망 위험도는 약 10%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 내 CPR을 받은 성인 환자 38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제도 시행 전(2013~2017년)과 시행 후(2019~2023년)를 비교한 결과, 시행 이후 CPR 환자의 상대적 사망 위험도(오즈비)가 0.90으로 나타나 약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생존율 자체가 크게 향상됐다기보다, CPR 시행 대상이 보다 선별되면서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스스로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체외막산소공급(ECMO) 등이 포함된다. 법 시행 이전에는 회복 가능성이 낮더라도 연명의료를 지속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법적 부담 역시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분석에서는 중환자 진료 현장의 과부하 완화 효과도 확인됐다. 법 시행 전에는 병원 내 심정지 및 CPR 건수가 인구 10만 명당 연평균 6.5건씩 증가했으나, 시행 이후에는 증가폭이 1.1건 수준으로 크게 둔화됐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의학적으로 의미가 낮은 CPR이 감소하고, 제한된 중환자 치료 자원이 보다 적절히 배분되는 방향으로 의료 현장이 변화한 결과로 해석했다.
오탁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중환자 진료 효율성과 의료 자원 배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연명의료 결정의 양적 확대를 넘어 환자, 가족, 의료진이 함께하는 공유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중환자의학회 공식 학술지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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