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서 매우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정치인 중에서 영화로 만들어도 될 만큼 가장 극적인 삶을 사신 분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이다. 그의 대북정책은 빛을 보지 못했지만, 남북한 화해를 위해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다.
군사정권하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특별 사면돼 미국으로 추방됐던 그는 일본여행 중 중앙정보부 사람들에 의해 납치됐다. 중앙정보부는 그를 대한해협의 바다 한가운데 빠뜨려 암살하려 했다. 하지만 미국 CIA에 의해 암살이 무산되면서 그는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아와 동교동에서 칩거했다.
그 후 서울의 봄을 맞아 국민에 의한 대통령 선거가 있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당시 모든 정치 권력에서 벋어나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기어코 대통령이 됐다. 전임인 김영삼 대통령은 좋은 일도 많이 했지만, IMF 사태 발발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적인 적대세력을 만들지 않았다.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을 사면해 복권시켰고,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의 시너지효과를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다. 자신을 일본에서 불법 납치했던 중앙정보부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도 처벌하지 않았다. 인간으로 하기 힘든 일이며 참으로 우리 정치사에 남는 업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지금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했던 호남지방의 황색바람을 기억한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박해하고 죽음의 위험까지 안겨줬던 그들과 손을 잡고 우리나라 정치를 크게 하신 분이다.
이 자리에서 밝히지만 나는 전라도 사람도 아니고 경상도와도 관계가 없다. 단지 우리나라의 정치사를 훑어볼 때 정적이라는 개념을 만들지 않고 평화롭게 정치를 했던 참으로 훌륭하고 어려운 일을 하신 분으로 기억한다.
요새 나는 TV에서도 국내정치는 잘 안 본다. 정치적인 반대파를 끝까지 몰아세우고 법이라는 이름으로 박해하려는 실태를 보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야당이건 여당이건 김대중 대통령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아 있는 이순신 장군은 23전 23승을 거두고 돌아가셨다. 장군은 싸움에 임할 때 반드시 죽으려 하는 자는 살고 요행히 살고자 하는 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必死則生 必生則死)고 말했다. 지금 국내정치는 앞에서도 얘기했듯 서로 상대방을 흠집 내기 위해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것 같다. 여당 사람이나 야당 사람 다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번 김대중 대통령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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