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다리 저리고 멈춘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신호

허리보다 다리 통증 두드러지면 의심… 말초동맥질환과 감별 중요

허리 통증은 흔하지만,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지며 주저앉고 싶을 정도의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근육통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엉덩이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저림과 통증이 동반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속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고, 디스크 퇴행이나 관절 변화가 진행되면서 척추관이 점차 좁아진다. 주로 50~60대 이후에서 많이 발생하며 고령층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김승범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보다 다리 증상이 더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일정 거리를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당겨 쉬어야 하는 '신경인성 파행'이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환자들은 "조금 쉬면 다시 걸을 수 있지만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전한다.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지는 증상, 카트를 밀고 걷거나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 계단을 내려갈 때 더 힘든 경우, 허리보다 다리가 더 아프거나 저린 경우,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자전거는 탈 수 있지만 걷기가 어려운 경우, 앉으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 등이다.

김 원장은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신경 압박이 줄어드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말초동맥질환이다.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보행 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어 척추관협착증과 혼동되기 쉽다.

다만 척추관협착증은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증상이 완화되는 반면, 혈관성 파행은 자세와 관계없이 일정 시간 쉬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다리의 색 변화, 차가운 느낌, 맥박 이상 등이 동반된다면 혈관 질환 가능성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흔한 질환이지만 '나이가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통증'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상이 악화되면 보행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김승범 원장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걷는 동안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척추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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