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첫 감소... '선택과 집중' 후기 임상 비중 확대

바이오의약품 비중 50% 첫 돌파, 한국 파이프라인 보유 순위 3위

전 세계 의약품 파이프라인 규모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임상 3상 등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은 오히려 늘어나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Citeline의 'Pharma R&D Annual Review 2026'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의약품 파이프라인이 2만2940개로 집계되며 전년보다 3.92% 감소했다. 다만 임상 단계 약물은 늘고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사상 처음 50.1%를 넘어서며 업계의 개발 축이 후기 단계와 바이오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전임상 약물은 1만929개로 14% 감소했지만, 임상 1상·2상·3상 약물은 각각 2.7%, 9.1%, 8.8% 증가했다. 전임상은 줄었지만 임상 물량이 늘어난 것은 기업들이 자원을 후기 단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불확실한 초기 후보물질 확보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기 임상 단계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전체 파이프라인 수는 줄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신약 상업화에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활발한 개발 분야는 종양학으로 전체 신약 후보의 38.6%를 차지했고, 신경학이 14.4%로 뒤를 이었다. 면역학은 전년 대비 20.6% 성장했으며, 혈액응고와 심혈관질환 분야도 성장세를 보였다.

개발 중인 약물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50.1%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케미컬(화학합성) 의약품을 앞질렀다. 30년 전 85:15였던 비율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이 같은 변화는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면역독소 등 면역접합체 개발이 지난 1년 사이 30% 이상 급증한 데 힘입은 결과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가별 경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가 공고해진 가운데 한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50.8%)과 중국(31.1%)이 파이프라인 비중 1, 2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14.2%의 점유율로 영국과 호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이 개량신약 위주에서 벗어나 상당한 신약 R&D를 진행 중이며, 일본보다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대웅제약(58개)이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아에스티(51개), 한미약품(45개), 셀트리온(44개), 종근당(44개)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는 로슈가 화이자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가 파이프라인을 8.3% 늘리며 2위로 급부상했다. 이외에도 사노피, 노바티스, 일라이 릴리 등 전통의 강자들이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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