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 김남주 박사를 좋아한다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몇 해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과 요양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그 기간 거의 일 년에 서너 차례 나를 찾아왔던 분이 김남주 박사다.

김남주 박사는 본직이 한의사다. 내가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보건학과 예방의학을 배우고 돌아온 후 동양의약대학에서 선생과 학생으로 그를 알게 됐다. 사람이 성실하고 믿음성이 있으며 올바른 일만 찾아하는 훌륭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대학을 마치고도 나와의 관계는 계속됐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다시 박사과정에 들어와 나와의 인연은 더욱 두터워졌다. 나는 의사지만, 김남주 박사같이 훌륭한 한의사를 본 적이 없다, 사람이 살다 보면 한약을 먹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우선 찾는 분도 김남주 박사다.

그런데 최근 김 박사가 잘 찾아오지 않는다. 알아보니 김 박사도 건강이 나빠져 바깥출입이 어렵다고 한다. 옛말에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다. 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이고 아무리 좋은 인연도 결국에는 이별로 이어지는 삶의 무상함을 말한다. 하지만 그저 개인적인 소망으로 김 박사의 건강이 회복돼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이를 먹어가니 나와 인연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다. 괴로운 이야기지만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아무리 부모님과의 관계가 돈독했다 하더라도 때가 되면 저세상으로 보내드려야 하고 깊은 우정의 인간관계들도 결국엔 자연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삶은 여름철 뭉게구름이 떠오르는 것과 같고 죽음은 그 구름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사람이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고도 한다. 누구 차례가 먼저일지는 모르지만 나나 김남주 박사나 이런 사후심판의 과정을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장기려 박사님도 이제는 돌아가셨고, 강원도 월정사에서 기거하시다 가끔 고려대학교 근처 개운사에 오셔서 직접 만나 뵌 일이 있던 탄허 스님도 자신이 예언한 날에 입적하셨다.

나는 불교 신자도 아니고 기독교 신자 또한 아니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 세상을 많이 꿰뚫어 보신 분들이 있다. 그중 연세대학교 김동길 교수님과의 대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는 사람은 죽을 때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좋지 못한 일을 하다 일생을 끝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평생을 성실하고 올곧게 살아온 김남주 박사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우뚝 서길 바라며 이 글을 쓴다. 그와의 관계가 매우 돈독했으며 그를 몹시 좋아했다는 얘기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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