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 한두식 대령을 기린다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일생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났으며 그들에게 신세도 졌고 베풀기도 했다. 한두식 대령은 처가로 따져 이종사촌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고생하다 군대에 들어가 대령까지 하신 분이다. 월남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군에서는 여러 가지 공로가 많아서 훈장도 탔고 밀어주는 사람 없이 대령까지 올라갔다. 지금은 다르겠지만 과거에는 백이 없으면 좋은 자리에 갈 수도 없고 진급도 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세력은 아예 노골적으로 고위간부들을 심사해서 진급까지 시켰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전두환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사람이 바로 그런 일을 맡았던 일이 있다.

내가 보기에 한두식 대령은 능력이나 자질로는 장군도 될 분이다. 하지만 흔한 말로 든든한 백이 없었기 때문에 별을 달지 못하고 군 생활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 애석한 일이지만 당시 군에서 고급간부가 되려면 든든한 줄과 백이 있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하나회다. 또 노골적으로 육군본부 특별참모부에 인사운영감을 두고 고급장교를 뽑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줄도 없고 도움받을 곳도 없었던 그는 결국 대령으로 예편했다.

예편 후에는 도로공사에 들어가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나이 먹어 가며 좋지 않은 노인병이 생겨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는 인생을 살면서 내가 심적으로 많이 도와주었다고 생각해서인지 시간이 날 때마다 내 병석을 찾았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로 유명한 성철스님의 말씀같이 생사는 자연에 맡기고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나도 이제 내일이 그리 오래 남은 것 같지 않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으로 생겨나고 인연으로 소멸하며 인간은 미망과 고통의 존재라고 했다.

한두식 대령이 앓고 있는 노인병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천천히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최근 소식으로는 그의 병세가 몹시 위중해졌다고 한다. 좋은 인연을 맺고 가까운 관계를 가졌던 사람으로 참 마음이 무겁다. 바라건대 그가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불교뿐만 아니라 유불선(儒佛仙)을 회통한 것으로 유명한 탄허 스님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내일은 밝다고 한다. 한반도와 지구변화에 대한 스님의 미래 예언에 우리는 희망을 갖고 있다. 격동기를 거쳐 오며 한두식 대령 같은 훌륭한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빛을 냈고, 미래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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