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연간 환자 1만명 시대 코앞… 조기 발견이 관건
[전문의 건강칼럼]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양광호 과장
5년 생존율도 17% 불과 턱없이 낮아, 절반 이상 수술 어려운 단계서 진단
"특별한 증상은 없었는데 검사에서 발견됐다고요?"
췌장암 환자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췌장암은 이처럼 별다른 신호 없이 진행되다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근래 췌장암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5년 췌장암 신규 환자 수는 6천509명에서 2023년 9천748명으로 8년 사이 50% 증가해 연간 환자 1만명 시대가 코앞이다. 전체 암 중 발생 순위도 9위에서 8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2023년 신규 환자 중 남성은 4천925명, 여성은 4천823명으로 비슷하며, 연령별 분포로 보면 60대(28.3%)가 가장 많고, 70대(28.1%) 80대 이상(24.3%) 순이었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2023년 기준 17%로, 위암(78.6%) 대장암(74.3%)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는 해부학적 위치 때문이다. 위와 대장은 내시경으로 직접 들여다볼 수 있지만 췌장은 복막 뒤쪽 깊숙이 위치해 웬만한 크기가 되기 전까지는 조기 발견이 어렵고, 주요 혈관과 인접해 암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수술이 어려운 단계에서 진단된다.
췌장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몸은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 이를 테면 복부 및 등 통증이나 황달, 원인 없는 체중 감소, 소화 장애, 식욕 저하, 갑잡스러운 당뇨 발생 등이 그것이다.
특히 기존에 없던 당뇨가 갑자기 발생하거나, 평소와 다른 소화 불편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정밀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40세 이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췌장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수술 가능 여부다.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다면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종양 발생 위치다. 이 위치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췌장 머리에 발생했다면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하며, 몸통이나 꼬리에 발생한 경우라면 원위췌절제술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진행하는 치료 전략이 확대되고 있으며, 복합 항암요법과 다학제 협진을 통해 치료 성적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췌장암은 뚜렷한 예방 방법이 없다. 하지만 위험요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흡연은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음주와 비만, 고지방 식습관 역시 영향을 미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췌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력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일반인보다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검진이 필요하다.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양광호 과장은 "췌장암은 조용히 시작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며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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