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10명 중 1명 '임당'"…거대아 막으려면 '혈당 관리' 핵심
[전문의 건강칼럼]
좋은문화병원 내분비내과 권은진 과장
24~28주 당부하검사 필수…식이조절 실패 시 인슐린 치료 주저 말아야
최근 분만 현장에서 흔히 만나는 복병이 바로 '임신성 당뇨병(임당)'이다. 과거엔 드문 일이었지만, 결혼과 임신 연령이 늦어지면서 국내 임신부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 문제는 이 수치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임신성 당뇨병은 평소 멀쩡하던 사람도 임신 후 몸속 생리적 변화 때문에 생긴다. 태반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인슐린의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임신 28주쯤 되면 이 호르몬이 정점에 달하는데, 이때 몸은 평소보다 2, 3배 많은 인슐린을 요구한다. 엄마의 췌장이 이 요구량을 따라가지 못하면 혈당이 치솟고 결국 임신성 당뇨병 확진을 받게 된다.
고령 산모거나 가족 중 당뇨 환자가 있을 경우, 혹은 임신 전 과체중이었거나 단 음식을 즐기는 습관이 있다면 위험군이다. 특히 4kg 이상의 거대아를 낳았던 경험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보통 임신 24~28주 사이에 검사를 한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단계는 8시간 이상 금식 후 75g 포도당 용액을 마신다. 공복(92mg/dl), 1시간 후(180mg/dl), 2시간 후(153mg/dl) 수치 중 하나라도 기준을 넘으면 임신성 당뇨병이다.
2단계는 50g의 시약을 마시고 1시간 뒤 혈당이 140mg/dl 이상이면 '의심' 단계다. 이후 100g 시약으로 정밀 검사를 해 4번의 채혈 중 2번 이상 기준치를 넘기면 확진이다.
혈당 관리를 대충하면 안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엄마 혈당이 높으면 태반을 통해 포도당이 과하게 전달되고, 태아는 이를 낮추려고 스스로 인슐린을 마구 뿜어낸다. 그 결과 아기는 덩치가 커져 거대아가 될 확률이 높고, 출산 시 난산이나 제왕절개로 이어지기 쉽다.
좋은문화병원 내분비내과 권은진 과장은 "임신 중 혈당 조절이 안 되면 양수가 과다해져 조산 위험이 커질 뿐만 아니라 태어난 아기가 저혈당을 겪거나 성장기에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며 "무엇보다 임신부와 자녀 모두 훗날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만큼, 임신 기간의 철저한 관리는 평생 건강을 위한 초석이 된다"고 말했다.
식사 원칙은 심플하다. '일정한 시간에, 다양한 음식을, 적절히' 먹는 것이다. 간혹 인슐린 주사가 무서워 탄수화물을 아예 끊거나 무리하게 운동하는 산모들이 있다. 이건 태아에게 더 위험하다.
만약 철저한 식단과 운동에도 불구하고 공복 혈당이 95mg/dl를 넘거나, 식후 1시간 혈당이 140mg/dl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인슐린은 태반을 통과하지 않아 아기에게 안전하다. 오히려 혈당 조절 안 되는 상태로 버티는 게 아기 배 둘레만 키우는 꼴이 된다.
권은진 과장은 "임신 기간 중 들인 좋은 식습관은 출산 후 당뇨병 예방을 위한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며 "겁먹지 말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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