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조미라 교수 연구팀이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 '건선'의 근본 기전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공동 교신저자)와 가톨릭대학교 의과학과 병리학교실 김태호 대학원생(제1저자)이 함께 참여했다.
건선은 피부에 붉은 발진과 각질, 가려움과 통증이 반복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피부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키며, 재발과 악화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피부 조직에 오래 머무르며 염증을 기억하는 'CD8 조직상주기억 T세포(CD8 TRM)'가 재발의 핵심 세포로 알려져 있다. 겉으로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이 세포가 남아 있다가 다시 염증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IL-17'이다. CD8 TRM 세포가 IL-17을 과도하게 분비하면 염증이 증폭되고 병이 악화된다.
연구팀은 면역세포 내 에너지 생산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했다. 건선 환자의 CD8 TRM 세포에서는 활성산소(ROS)가 과도하게 증가하고, 산소 소비 능력(OCR)은 감소하는 등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관찰됐다.
이러한 대사 이상은 세포 내 신호 단백질 'STAT3'를 과활성화시키고, 결국 IL-17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미토콘드리아–STAT3–IL-17 축'으로 규정했다. 즉, 세포 에너지 대사 이상이 염증 신호를 증폭시키는 악순환 구조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탄소 기반 나노물질 '나노그래핀옥사이드(NGO)'를 활용해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을 시도했다. 공동연구 기업과 함께 나노물질을 안정적으로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그 결과, 나노그래핀옥사이드를 처리한 면역세포에서는 △증가했던 활성산소 감소 △저하됐던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 △과활성화된 인산화 STAT3 감소 △IL-17 분비 세포 수 감소 등의 변화가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정상화해 염증의 근본 신호를 차단한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건선 유도 마우스 모델에서도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나노그래핀옥사이드를 투여한 그룹에서는 CD8 TRM 세포와 IL-17 발현이 현저히 감소했고, 피부 병변 지표(PASI 점수)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또한 실제 건선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면역세포(PBMC)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고, IL-17 분비 면역세포 비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선 재발의 핵심 세포인 CD8 TRM의 대사 이상을 미토콘드리아 단계에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질병을 반복시키는 근본 신호를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방 교수 역시 "기존 일부 치료제는 JAK-STAT 신호를 억제하지만 장기 사용 시 내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면역세포의 에너지 대사 자체를 조절하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Nanobiotechnology(Impact Factor 12.6)에 'NGO ameliorates psoriasis by modulating mitochondrial function and suppressing pSTAT3–IL-17–expressing CD8+ TRM cell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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