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심근경색 환자서 정맥 항혈소판제 효과 입증

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 교수, 헨드리아누스 전임의 연구팀, 중증 심근경색치료 새로운 전략 제시

(좌측부터)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 헨드리아누스 전임의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팀이 중증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정맥 투여 항혈소판제인 '칸그렐러'를 사용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해 응급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다.

관상동맥질환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는 혈전을 막는 항혈소판제 치료가 생명과 직결되는 핵심 치료다. 최근에는 푸라스그렐이나 티카그렐러 같은 강력한 먹는 항혈소판제(ADP P2Y12 수용체 억제제)가 널리 쓰이면서 치료 효과가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심인성 쇼크나 심정지가 온 위중한 환자들에게는 이런 약제를 쓰기가 매우 어렵다. 의식이 없어 알약을 삼키기 힘들고, 위장 기능이 떨어져 있어 삼키더라도 몸에 잘 흡수되지 않아 빠르고 안정적인 약효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즉각적인 혈류 회복을 위한 응급 관상동맥중재술(PCI)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존의 약제만으로는 치료에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당단백질 IIb/IIIa 억제제라는 정맥 주사제가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약제는 한 번 투여하면 약효가 너무 오래 지속되어 피가 멈추지 않는 출혈 위험이 크고, 혈소판 감소증 같은 부작용 우려가 있어 임상 현장에서는 사용을 점점 꺼리는 추세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새로운 정맥 주사제인 칸그렐러(ADP P2Y12 수용체 억제제)에 주목했다. 칸그렐러는 정맥으로 투여해 수 분 내로 즉각적인 효과를 낼 뿐 아니라, 주입을 중단하면 30~60분 이내에 효과가 사라져 응급 상황에서 출혈 위험을 안전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정영훈 교수팀은 현재까지 발표된 12개 연구를 포함하여 총 4537명의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응급 관상동맥중재술(PCI) 시행 시 정맥 칸그렐러 추가 사용과 경구 항혈소판제 치료 단독 사용의 임상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정맥 칸그렐러 사용군은 기존 치료군 대비 전체 사망률이 10% 감소했다.

특히 사망 위험이 매우 높은 '심인성 쇼크' 환자군에서는 사망률이 14%나 유의하게 감소해 생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심정지 환자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사망률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심장으로의 안정적인 혈액 흐름을 보여주는 '최적 관상동맥 혈류(TIMI 3 flow)' 도달률도 14% 더 높아 시술 성공률 또한 개선된 것으로 관찰되었다. 출혈 안전성 측면에서,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중증 출혈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다만 보다 통제된 연구들에서는 절대 위험 증가는 크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출혈 위험이 50%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되어, 칸그렐러 사용 시 적절한 환자 선택과 출혈 위험 평가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었다.

연구의 주책임자인 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 교수는 "중증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해 기존의 경구 항혈소판제 복용이 어렵거나 약효 발현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정맥 칸그렐러가 특히 심인성 쇼크 환자에서 생존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 문제로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중앙대광명병원 헨드리아누스(Hendrianus) 전임의는 "심인성 쇼크는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중증 질환으로, 치료 전략 개선이 절실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계적 순환 보조 장치(MCS) 이외의 다른 방법을 통해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다양한 치료 전략의 복합적 적용을 통해 추가적인 예후 개선을 검증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Critical Care(Impact Factor 9.3)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국내에서 연수중인 해외 의료진과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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