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 제도를 도입할 경우 연간 약 7.9조 원의 직접 약품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최대 9조3600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대한약사회 의약품정책연구소의 '성분명 처방 모델 개발 연구'의 분석 결과로, 해당 연구에서는 동일한 성분을 가진 여러 의약품 가운데 실제 사용을 기반으로 약값이 가장 저렴하거나 중앙값인 제품으로 대체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7.9조원 규모의 약품비 절감을 추정했다.
또한, 절감 효과의 국제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해외 주요 국가와의 비교도 함께 진행됐다. 정부가 약가 재평가 시 참고 기준으로 활용하는 A8 국가(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캐나다) 중, 약가가 가장 높거나 낮은 국가를 제외한 6개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의 제네릭 의약품 평균 가격을 적용한 시나리오 분석이 병행됐다.
제품명 중심 처방 관행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약 1조4614억원을 추가로 절감해 연간 최대 9조3600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이는 ▲불필요한 약물 처방(위장관계 약물의 과잉 사용) 감소 ▲폐의약품 발생량 감소 ▲불법 리베이트 유인 제거 ▲의약품 사용 오류(Medication Error)로 인한 피해 예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아울러, 연구에서 성분명 처방의 국민 인식과 사회적 수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설문에서는 성인 남녀 3000명 중 83.8%가 성분명 처방 도입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기대 효과로는 조제 접근성 향상(92.5%)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약물 정보 이해도 향상(92.1%), 의료비 절감(90.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성분명 처방', '대체조제', '제네릭' 등 주요 용어에 대한 인지도는 낮았다. 응답자의 34.6%가 세 용어 모두 "모른다"고 답해 관련 개념에 대한 국민 대상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성분명 처방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번 연구가 환자 안전 강화와 의약품 사용 체계의 합리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광민 부회장 또한 "이번 연구는 국내 약가 구조를 기반으로 도출한 정량적 수치로 정책적 타당성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연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품절 및 공급불안정 성분군, 다빈도 대체조제 성분군 등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성분명 처방을 선제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 중이며, 대한약사회는 적극 찬성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