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줄기세포, 뇌까지 닿을까… 난치성 뇌질환 치료 새 가능성

면역조절·신경보호 기능 주목, 알츠하이머·우울증 등 적용 연구 확산

이선호 대표병원장

안티에이징과 관절 건강 분야에서 주목받던 줄기세포가 최근에는 뇌 질환 치료 방법의 후보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지방에서 얻은 줄기세포가 단순한 조직 재생을 넘어 면역 조절과 신경 보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명한 연구들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루푸스,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처럼 난치성 질환은 물론 우울·불안증 같은 기분장애 영역까지 응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해외 연구에서는 지방줄기세포가 뇌 질환 연구에서 주목받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남플로리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2025년 학술지 셀스(Cells) 에 게재한 논문에서, 외상성 뇌손상(TBI) 쥐 모델에 지방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작은 세포외 소포체(sEVs)를 비강으로 투여했다.

그 결과 운동과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회복됐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줄고 뇌 내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의 과활성도 조절되며, 뇌 손상 확산이 억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가 많은 실험 쥐에서도 유사한 효과가 관찰돼, 향후 고령 환자 적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지방줄기세포의 강점으로 면역 조절 능력을 꼽는다. 기존에는 관절이나 피부처럼 조직 재생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염증성 신호를 조절하고, 신경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기능이 조명되고 있다. 이는 퇴행성 뇌 질환뿐 아니라 기분장애 등 정신건강 분야에도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까지는 동물실험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또한 혈뇌장벽(BBB)을 실제로 통과해 줄기세포나 유래 물질이 뇌 깊숙이 도달하는지, 환자 연령과 질환별 차이가 있는지 등도 규명해야 한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줄기세포 연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항노화 분야를 넘어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어서다"며 "연구를 통해 임상적 증거가 충분히 축적된다면, 줄기세포는 관련 질환 연구의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용 치료제 개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단계에서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뇌 건강은 일상 속 기본 습관"이라며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만으로도 뇌 노화를 늦추고 인지 기능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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