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학생 75% 시력 이상… 근시 방치 시 녹내장·망막박리 위험 8배

6일 '2025 눈의 날 팩트시트' 발표... "근시는 질병, 조기 진단·관리 필수"
40년간 靑소년 시력 이상 9%→57% 폭증... "하루 2시간 야외활동" 권고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 유정권 기획이사

대한안과학회(이사장 김찬윤)가 국내 소아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학회는 6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서울 엠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 눈의 날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고등학교 1학년 학생 4명 중 3명(74.8%)이 시력 이상을 겪고 있으며, 40여 년간 전체 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은 9%에서 57%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팩트시트 주제는 '근시, 관리하면 오래 봅니다'로, 근시를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성인기 녹내장, 망막질환, 백내장 등 심각한 실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으로 인식하고 조기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근시 유병률은 전 연령대에 걸쳐 심각한 수준이다. 2024년 학교 건강검진 결과, 시력 이상(한쪽이라도 나안시력 0.7 이하)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1학년 30.8%, 4학년 52.6%, 중학교 1학년 64.8%를 거쳐 고등학교 1학년 74.8%에 달했다.

성인의 근시 유병률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만 40세 이상 성인의 근시 유병률은 2008년 34.9%에서 2020년 53%로 꾸준히 증가했다.

근시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0%가 겪는 질환으로, 2050년에는 50%(약 50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극동아시아는 유병률이 80~90%에 육박한다.

학회는 근시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성인기 안질환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근시 환자는 일반인보다 △망막박리 위험이 약 8배 △고도근시(-6.0디옵터 이상)는 녹내장 발생 위험이 4.6배 △초고도근시(-8.0디옵터 이상)는 백내장 발병률이 최대 5.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18세 연령대는 치명적 안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고도근시 유병률이 높게 집계됐다. 7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7)에서 5~18세의 고도근시 유병률은 6.9%였으며, 16세 이후에는 20%에 육박했다.

2013년~2022년 서울지역 19세 남성의 고도근시 유병률은 20.3%에 달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2050년에는 31.3%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발표를 맡은 유정권 기획이사는 "근시는 단순한 굴절 이상이나 시력 저하가 아닌, 잠재적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병적 안질환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근시가 유전적 요인보다 스마트폰 등 근거리 작업 증가와 야외활동 부족 등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회는 근시 예방을 위해 '하루 2시간 이상의 야외활동'을 강력히 권고했다. 또한 스마트폰 등 근거리 작업은 최대 45분을 넘기지 않도록 조절하고, 책을 보는 거리는 30~35cm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근시가 더 심각한 안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검진이다.

학회는 6세 이후 소아청소년은 매년 안과검진을, 40세 이상의 성인(특히 근시 환자)은 1년에 한 번 이상 망막이나 시신경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김찬윤 이사장은 "시력은 조기에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단 실명이 진행되면 시력을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며 "근시가 있다면 생활방식 교정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악화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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