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국내 R&D 투자액 1조369억원... 전년 대비 18.8% 증가

KRPIA 보고서, 지난 5년간 연평균 14.8% 성장세... 임상연구 제도 개선 및 신약 접근성 강화 촉구

글로벌 임상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환자들의 혁신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임상연구 참여 절차 간소화, 분산형 임상연구(DCT) 제도화, 그리고 혁신 신약의 급여 및 약가 결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29일 국내 진출 회원사 33개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KRPIA 연구개발 및 투자현황 보고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연구개발 및 투자 현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매년 발간되는 정기 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 글로벌 제약사의 2024년 국내 임상연구 투자 규모(해외 본사의 국내 직접 투자 제외)는 전년 대비 18.8% 증가한 약 1조36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R&D 투자비용은 연평균 14.8%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임상 단계 의약품 개발 관련 비용이 전체의 42.9%(약 4452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투자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확대되어, 2024년 기준 전체 임상연구의 항암제 임상연구가 69.4%(974건),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연구가 13.1%(184건)를 차지했다. 이는 희귀·중증질환 환자에게 혁신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

또한 2024년 국내 임상연구 참여 환자 수는 2만2696명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으며, R&D 활동 종사 인력 역시 전년 대비 7.4% 증가한 2,470명을 기록하는 등 국내 고급 연구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KRPIA는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높은 임상연구 참여율을 바탕으로 임상연구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글로벌 임상연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력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의 글로벌 임상연구 점유율이 1년 만에 6위로 하락했으며, 서울 역시 도시별 임상연구 점유율 선두를 중국 베이징에 내주며 2위로 하락했다.

KRPIA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의 연구 역량을 환자들의 혁신 신약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가기 위한 세 가지 제도 개선 과제를 제언했다.

첫째, 임상연구 참여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항암제 등 중증질환 치료제 개발에 적용되는 신기술 임상시험의 경우, 안전성 요건과 승인 절차가 복잡하여 한국의 임상 참여가 제한되거나 승인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KRPIA는 임상 승인 절차의 간소화가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둘째, 분산형 임상연구(DCT)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팬데믹 이후 원격 모니터링, 전자동의(e-Consen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DCT가 글로벌 제약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나, 한국은 아직 관련 제도와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상태다. KRPIA는 신속한 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셋째, 혁신 신약의 급여 및 약가 결정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한국은 높은 임상연구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신약의 국내 도입률이 OECD 국가 평균의 1/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약 등재 기간 역시 일본의 2~3배가 소요되는 등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다.

KRPIA는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된 혁신 신약이 환자에게 보다 신속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급여 및 약가 결정 과정에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RPIA는 "한국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와 인재 역량을 기반으로, 환자들이 혁신 치료제에 보다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임상·R&D 허브로 도약해 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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