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을 뻗거나 물건을 잡을 때 팔꿈치 주변이 찌릿하게 아프거나 뻐근한 느낌이 든다면 '테니스엘보(외측상과염)'를 의심해야 한다. 테니스를 치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 이 질환은 최근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이 늘고, 반복적인 가사·업무 동작이 많아지면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팔꿈치는 비교적 작은 관절이지만, 하루에도 수백 번 이상 움직이는 부위다. 문을 열고, 컵을 들고, 머리를 감는 사소한 행동까지 팔꿈치의 힘줄을 사용한다. 따라서 통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생각보다 크고, 방치 시 만성 통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돌출된 부위(외측상과)에 붙은 손목 폄근의 힘줄이 반복적으로 손상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반대로 팔꿈치 안쪽의 통증은 '골프엘보(내측상과염)'라고 부르며, 두 질환 모두 특정 운동선수뿐 아니라 주부, 요리사, 미용사, 택배기사 등 팔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인천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서현석 부장은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힘줄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단순 근육통으로 착각해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와 도수·충격파 치료만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부장에 따르면 치료는 증상과 손상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로 염증을 완화하고, 필요 시 주사치료를 병행한다.
서 부장은 "체외충격파는 손상된 힘줄에 고강도 에너지를 가해 혈류를 촉진하고, 신장분사치료는 극저온 CO₂ 가스를 분사해 신경 반사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통증과 부종을 완화한다"며 "도수치료는 전문 치료사가 직접 손을 이용해 근육과 인대를 이완·교정하고, 에스마(ESMA)는 체외충격파와 도수치료를 결합해 관절·신경 기능 회복을 극대화하는 병원의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대표 장비인 바이오덱스(Biodex)는 관절의 근력과 운동 부하를 정밀 분석해 맞춤형 재활운동을 돕고, **메덱스(MedX)**는 팔과 허리 근육의 근력을 강화해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인다. 이러한 체계적 재활치료는 통증으로 위축된 팔꿈치 기능을 되살리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당긴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손상 부위가 심하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시행한다. 5mm 미만의 최소 절개로 특수 카메라를 삽입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손상된 조직을 정밀하게 제거·봉합하는 방식이다.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테니스엘보는 혈류 공급이 적은 힘줄 부위에 미세 파열이 반복되면서 생기므로 자연 치유가 어렵다. 따라서 통증이 나타날 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팔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습관을 교정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서현석 부장은 "팔꿈치 통증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미세 손상 신호일 수 있다"며 "가벼운 증상이라도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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