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척추측만증, 빠른 원인 파악이 치료 예후 좌우

특별한 이유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85%...아동 청소년기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

이춘성 원장

성장이 한창인 청소년기 척추 건강은 전신의 균형적인 발달을 좌우하는 중요한 척도다. 보통 큰 이상이 없이 자연스러운 성장을 거치게 되지만, 간혹 또래에 비해 유난히 한쪽 날개뼈가 튀어나오거나, 옆으로 기울어진 모습 등 신체 비대칭을 보인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은 전체 인구의 2%가량으로 발생률이 낮은데다, 잘못된 자세 등을 주 원인으로 오해 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자녀가 구부정한 모습을 보일 경우, 자세가 문제라고 생각해 바로 교정부터 시키는 부모들이 많다. 바른 자세에 좋다는 교정기를 사주거나 발레 등 운동을 시키기도 하고, 어깨와 척추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특수 신발 깔창, 바퀴달린 가방 등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러나 척추 자체가 휘어진 척추측만증이라면 이는 본질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자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이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이춘성 원장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전체 척추측만증 환자의 85% 이상으로, 청소년에서 특히 발생률이 높다"이라며 "이 경우 단순한 자세 교정으로는 특별한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자세 교정에 허비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제대로 된 치료 적정 시기를 놓칠 우려도 높다.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이춘성 원장(정형외과 전문의)과 함께 성장기 균형 잡힌 발달을 저해하는 청소년 척추측만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현명한 대응법에 대해 알아본다.

정면서 볼 때 척추가 C자나 S자로 휘어져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일자가 아니라 옆으로 휘어져 있는 증상을 말한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척추가 C자 혹은 S자로 휘는 모양을 띠며, 엑스레이 촬영 상 척추가 10도 이상 휘었을 경우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굽혀 손끝이 땅바닥에 닿게 하는 전방굴곡검사(Adam's forward bend Test)를 시행할 경우, 등과 허리가 비대칭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척추측만증은 아동 및 청소년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찾은 척추측만증(M41) 환자 중 19세 이하 환자 수는 전체의 5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중 대부분이 앞서 언급한 특발성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통증이나 운동능력 저하 등의 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장기 청소년의 척추측만증을 방치해 만곡(척추 기울기)이 커지면 균형 있는 발달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이춘성 원장은 "성장기일수록 만곡 진행을 막기 위해 빠른 진단이 필수"라며 "성장 과정이 많이 남은 어린 환자일수록 만곡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에는 각 시군구 지자체 등에서 청소년 척추측만증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척추측만증 검진에 적극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만곡 심하지 않고 성장 많이 남은 경우 보조기 치료 효과적

청소년 척추측만증 치료는 크게 두 가지를 기준으로 두고 있다. 만곡의 기울기와 환자의 성장 상황이 그것이다. 만곡이 약할수록, 성장기가 많이 남아있을수록 보조기 치료를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예를 들어 20도~40도 사이 만곡을 가진 동시에 성장이 1~2년 이상 충분히 남은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보조기를 착용해 만곡 진행을 억제하다가 성장기가 끝나면 보조기를 벗게 된다. 이후에도 만곡이 기존 각도에서 5도 이내로 유지되면 보조기 치료가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척추센터 이춘성 원장은 "치료 적기에 병원을 찾고, 보조기 활용 지침을 잘 따른 환자의 약 85%는 치료에 성공한다"며 "특히 보조기 첫 착용 시 만곡 각도가 50%이상 교정되었을 때 좋은 치료 결과를 예상해도 좋다. 최근에는 보조기를 하루종일 착용하지 않고, 밤에만 8시간 정도 착용한다"고 설명한다.

성장기가 거의 끝났거나 이미 성인일 경우에는 보조기를 쓰더라도 일시적 만곡 교정만 될 뿐 치료의 효과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만곡의 증가 추이를 추적 관찰하게 된다. 다만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앞서 말한 것처럼 신체적 불편함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45~50도 이상으로 만곡이 심하거나 심폐기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경우 굳이 수술까지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아동 청소년기 척추측만증 환자는 언제쯤 병원을 찾는 것이 좋을까. 이춘성 원장은 "성장이 활발한 시기에 만곡의 크기 역시 더 커진다"며 "어린 나이일수록 보조기 치료 성공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0세 이하라도 척추측만증이 의심될 경우 가급적 빠르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특히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만 8세부터 14세 이전 성장이 빠른 시기에 주로 발생하는 만큼, 아이가 불균형한 자세를 보일 경우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성장 속도는 개인차가 크므로, 우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녀의 성장 상황을 체크하고 치료 방향성을 꼼꼼히 논의하는 것이 좋다.

한편, 청소년 척추측만증 환자의 경우 가급적 여름 및 겨울 방학에 맞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학기 중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거나 운동, 재활 등이 이어지게 될 경우 정밀한 치료를 충분히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방학 기간을 활용하면 보다 집중적인 진단 및 치료 관리의 진행이 용이하다.

이춘성 원장은 "청소년 척추측만증 치료의 관건은 조기 진단 및 신속한 치료 방향 설계"라며 "성장기를 놓치지 않고 풍부한 치료 경험을 갖춘 전문 의료진을 찾는다면 충분히 질환의 진행을 막고 건강한 척추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