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상담 중 단골 멘트가 있다. "운동도 식단도 열심히 하는데, 옆구리 살만큼은 도무지 빠지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눈에 띄게 변화가 오는 부위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해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고집스러운 부위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곳이 옆구리, 엉밑살, 겨드랑이다. 이 세 부위가 빠지지 않을 때는 공통적인 원인이 있다. 바로 혈액순환과 림프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옆구리와 엉덩이 밑, 겨드랑이 부위는 일상생활에서 잘 움직이지 않는 부위다.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곧 근육 사용량이 적다는 의미이며 이는 지방이 연소될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근육의 움직임이 줄어들면 해당 부위의 모세혈관 밀도와 기초대사율도 함께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대사가 느려진다. 여기에 국소 혈류량까지 저하되면, 지방이 쉽게 쌓이고 잘 빠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
특히 림프순환의 정체는 이들 부위에 생기는 고질적인 '찌꺼기 지방'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겨드랑이와 서혜부는 림프절이 집중된 부위로, 림프계는 체내 노폐물과 수분, 지방 대사를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다. 림프 흐름이 느려지면 노폐물과 수분이 쉽게 쌓이고, 지방세포 주변에 만성 염증성 환경이 조성되면서 지방세포가 더 커지고 단단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쉽게 붓고, 살이 잘 붙는 데 반해, 빠지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기에 지방 저장 기능이 활발한 구조적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옆구리, 엉덩이 접히는 부위, 겨드랑이 뒤쪽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이 두껍게 자리 잡은 경우가 많다. 이 부위의 지방은 갈색지방과 달리 대사적으로 비활성 적이기 때문에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또한 운동 시 자극이 잘 전달되지 않고, 인슐린 등 호르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축적이 촉진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부위의 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림프 흐름과 혈류를 자극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폼롤러나 스트레칭, 필라테스와 같은 운동을 통해 잘 쓰지 않는 부위를 자극하고, 겨드랑이 및 옆구리 쪽의 림프 순환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림프 마사지 같은 간단한 홈케어라도 일관성 있게 실천하면 점진적 변화가 가능하다.
다만,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지방이 축적됐거나 지방세포가 구조적으로 확장된 상태라면, 운동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지방흡입과 같은 의학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지방흡입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기 위한 수술이 아니라,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세포 수를 줄여 체형을 재설계하는 시술이다. 성인의 지방세포 수는 일정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지방세포의 개수를 줄이면 해당 부위는 이후에도 지방이 쉽게 쌓이지 않는 특성을 갖게 된다.
특히 옆구리, 엉덩이 밑, 겨드랑이 등은 운동 자극이 어려운 만큼, 수술적 치료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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