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도 하고 식단도 조절했는데, 왜 힙라인만 안 예뻐질까요?"
여름을 앞두고 진료실을 찾는 여성들 사이에서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다. 체중은 어느 정도 줄었는데도 힙라인만은 여전히 납작하거나 퍼져 있어, 비키니를 입기 망설여진다는 고민이 적지 않다. 탄력 있고 올라간 힙, 이른바 피치힙이 워너비 몸매로 떠오르면서 이런 고민은 더욱 커진다.
퍼진 엉덩이의 원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엉덩이 근육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가만히 앉아 일하는 시간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인에게 엉덩이는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를 '죽은 엉덩이 증후군(Dead Butt Syndrom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말로 치면 '엉덩이 기억상실증'이 된다. 엉덩이 근육이 해야 할 기능을 망각하면서, 점차 퇴화하는 것을 비유한 증상이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의학적으로 대둔근과 햄스트링의 협응 이상으로 설명된다.
엉덩이 근육은 다리를 뒤로 들어 올리거나, 상체를 뒤로 젖힐 때 반드시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 이 동작을 할 때도 엉덩이 대신 햄스트링이나 척추기립근이 먼저 작동하게 된다.
그 결과 엉덩이 근육은 계속 휴식 상태로 남게 되고, 결국은 힘을 잃게 된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근육량이 줄고, 지방은 아래로 눌릴 수 있다. 또한 엉덩이 근육 탄력이 점점 사라지며 힙은 처지고 납작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체지방이 많은 경우, 운동 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면 지방이 아래로 쏠려 엉덩이가 퍼지고 무너진 형태가 된다.
하지만 단순히 마른 체형이라고 해서, 예쁜 힙라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힙이 예뻐 보이려면 어느 정도의 볼륨감과 단단함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방이 거의 없는 체형은 오히려 뒤태가 빈약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힙라인 관리는 생각보다 복잡한 주제다. 단순히 스쿼트 몇 번 한다고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고, 수많은 반복 운동과 바른 자세 교정, 식단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력 방향으로 늘어진 엉덩이 지방은 운동이나 식단만으로는 개선이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비수술적 람스 시술이나 엉덩이 주변의 체형을 조각하는 지방흡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방흡입은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 부위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시술이다.
엉덩이의 경우 허벅지 옆살이나 엉덩이 아랫선 아래쪽에 불필요하게 몰린 지방을 정리하면, 상대적으로 엉덩이 라인이 또렷하고 힙업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단, 무조건 볼륨을 줄이는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힙라인이 무너졌다는 것은 단순히 보기 안 좋다는 문제를 넘어 몸이 불균형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외적인 라인을 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몸의 중심을 바로 세운다는 관점에서 엉덩이 근육에 주목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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