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새 지평' 연 문혜성 센터장, SP단일공 세계 최다 집도
다빈치 SP 도입 5년 만에 1500례 달성… 정밀성·안전성 검증
로봇수술 선도위해 국제 협력 주도, 차세대 新패러다임 제시
교육·확산 주도하며 해외의사 양성…국제 교육 허브 역할도
SP단일공 로봇수술 1500례 세계 최다 기록을 세운 문혜성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이 국내를 넘어 세계 산부인과 로봇수술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고난도 부인과 질환에서도 최소침습 수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며, 로봇수술 교육과 국제 협력까지 주도해 차세대 수술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로봇수술 분야에서 원격수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문 센터장의 경험과 성과는 국내 로봇수술 기술 발전과 국제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문 센터장은 2019년 국내 두 번째로 다빈치 SP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5년 만에 1500례를 달성, 산부인과 단일공 로봇수술의 세계적 권위자로 자리매김했다.
원격수술·HUB 플랫폼으로 국경 넘는 교육·의료격차 해소
문 센터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30년 이상 여성의학 분야 임상과 교육, 수술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2009년 이대목동병원에서 첫 로봇수술을 시작한 그는, 거대 자궁·근종 등 과거 개복수술로만 가능했던 고난도 질환도 단일공 로봇수술로 시행하며 환자 만족도와 치료 성과를 높였다.
SP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에 2cm 미만의 절개로 진행하는 최소침습 수술로, 상처 최소화·통증 경감·정밀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처가 거의 남지 않고 수술 시야와 공간 확보가 용이하며,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10배 확대된 시야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문혜성 센터장은 11일 인터뷰를 통해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 복강경 단일공 수술의 한계였던 기구 충돌과 시야 제약을 극복, 더 넓은 범위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4~2018년 다빈치 SP를 이용한 산부인과 단일공 로봇수술 636건 분석에서, 가임기 여성의 74.4%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합병증 발생률은 2.5%로 낮았다. 수술 중 통증과 출혈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특히 문 교수의 세계 최다 집도 기록은 해외에서도 주목했다. 그는 호주, 대만, 필리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라이브 서저리와 교육을 진행하며 SP단일공 로봇수술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튜이티브 허브(Intuitive Hub) 도입을 통해 비대면 실시간 로봇수술 교육 체계를 구축, 국가 간 의료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 센터장은 "2026년 SP단일공 로봇수술 체계화 교육과정 개설을 목표로, 더 많은 의료진이 고난도 최소침습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격로봇수술, '거리' 장벽 허문다… 세계는 이미 시연 단계
전 세계적으로 로봇수술 기술이 통신 인프라 발전과 맞물려 '원격수술'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문 센터장은 '로봇 원격수술(telesurgery)'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사가 로봇시스템을 통해 수천 km 떨어진 환자를 수술하는 방식으로, 2001년 뉴욕과 프랑스를 연결한 '린드버그 수술(Lindbergh operation)'이 그 시초다. 당시 프랑스 외과팀은 6,230km 떨어진 스트라스부르의 환자에게 담낭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세계 의료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원격로봇수술 실험이 잇따랐다. 중국은 캉두오(Kangduo) 시스템으로 미국·앙골라·프랑스를 연결한 원격수술에 성공했고, 일본은 히노토리(Hinotori) 시스템으로 자국 내 원격수술을 수행했다. 인도는 SSi 만트라(SSi Mantra)로 인도·프랑스 간 원격수술을 완수했으며, 미국은 다빈치5(Da Vinci 5) 시스템을 이용해 미·프 간 교육용 원격수술을 시연했다.
국내 기업 리브스메드(Livsmes)의 '스타크 시스템'도 최근 원격 의료 전문기업과 협력해 미국 현지에서 캘리포니아~시카고 간 3000km 거리의 원격로봇수술 시연에 성공했다.
문혜성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원격수술은 초고속 광케이블과 5G 등 통신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다만 신호 지연, 통신 장애,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시연 단계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 현지 의료진이 함께 대기하는 형태"라며 "원격진료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 현실에선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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