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수팀이 종양 수술 중 신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이중채널 형광 영상기법을 개발해 주목된다.
고대구로병원(원장 민병욱)은 최근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팀(전은비·김경수 연구원·미국 하버드의대 최학수 교수)이 '이중채널 형광 영상기법을 활용한 종양 주변 신경 식별 수술 기법 개발'이라는 논문을 통해 근적외선 대역의 이중파장 형광영상을 활용한 신경·종양 동시 식별 기술을 전임상 모델에서 입증했다고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종양 수술 중 해부학적 구조 변화로 인해 신경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 신경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이는 음성 변화·삼킴 장애·성기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전기생리학 검사·초음파·광간섭단층촬영(OCT) 등이 신경 식별에 활용됐지만 실시간성·해상도·시야 확보 측면에서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는 것.
이에 교수팀은 근적외선 대역에서 700nm, 800nm 파장에 반응하는 형광조영제 2종을 개발·활용해 수술 중 신경과 종양을 동시에 시각화 하는 이중채널 형광영상기법을 고안했다.
구체적으로 신경 특이적 형광 조영제 'NTFP700'은 700nm 파장에서 청색 형광으로, 종양 타깃 조영제 'cRGD-ZW800-PEG'를 800nm 파장에서 녹색 형광으로 시각화하는 이중채널 근적외선(NIR) 영상기법을 구현해 두 구조를 명확히 분리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멸균 거즈 염색 방식을 도입해 신경 부위를 균일하게 염색하고 안정적인 형광 대비를 확보했다. 기존 도포 방식에서 발생하던 중력 방향 흘러내림이나 불균일 염색 문제를 해결해 경사·굴곡 부위에서도 신경 식별 정확도를 높였다.
이 기술을 토끼 좌골신경 주위 종양 모델에 적용한 결과, 종양 표지용 조영제(cRGD-ZW800-PEG)는 수술 4시간 전 정맥 주사로, 신경 표지용 조영제(NTFP700)는 수술 중 염색 거즈로 적용해 각각 다른 파장에서 실시간 시각화에 성공했다.
또한 형광 신호는 절제 후 조직검사 결과와 일치했으며, 절제 경계 설정과 신경 보존 여부 판단할 수 있어, 높은 표적성·재현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형광카메라를 통해 종양과 신경을 서로 다른 색으로 선명하게 시각화함으로서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종양을 정밀하게 절제할 수 있는 수술환경의 구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최학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의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사례"라며 "특히 신경과 종양을 실시간으로 분리 시각화할 수 있는 이중채널 영상기법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외과 수술의 현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현구 교수는 "암 수술 중 발생하는 신경 손상은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환자의 발성, 감각, 운동 기능은 물론 삶의 질 전반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중 신경과 종양을 실시간으로 구분해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전임상 단계에서 입증했다는 점에서, 외과 수술의 정밀성과 환자 안전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및 생명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IF: 8.2) 2025년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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