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안과의사회 "눈가습기 감염 우려, 사용 자제해야"
비의료기기 공산품, 장기적 효용 입증 부족… 오히려 치료시기 놓칠 수도
"눈 표면은 민감한 기관으로 눈가습기 오남용 시 감염·염증 위험 증가"
최근 눈에 정제수나 증류수를 직접 분사하는 이른바 '눈가습기' 제품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사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한안과의사회가 눈가습기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공식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대한안과의사회(회장 정혜욱)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들 제품은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은 공산품으로, 오히려 감염 위험이 존재하며 안구건조증 치료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사용 자제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눈에 직접 분사하는 수분공급기 제품이 안구건조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된 사례를 적발하고, 해당 사이트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고 지자체 점검을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직접 분사로 보습 효과? 일시적 완화일 뿐, 근본 해결 어려워"
안과의사회는 눈가습기의 작용 방식에 대해 "실내 습도 상승은 눈물막 안정성 유지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제수를 직접 안구에 분사하는 방식은 과학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게이오대 연구팀은 2018년 초음파 가습 안경을 사용한 연구에서 일시적인 눈물막파괴시간(TBUT) 증가를 보고했으나, 대상자 수가 적고 효과 지속시간도 짧아 현재까지 후속 연구가 부족한 상태다.
오히려, 습도가 높아지면 세균 번식 가능성도 높아져 마이봄샘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건성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눈에 직접 분사? 감염·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안과의사회는 정제수나 증류수 사용이더라도, 물 저장 공간이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유사하게, 미생물 증식이 가능한 환경에서 분사된 물 입자는 안구 표면에 접촉했을 때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제품 내부 살균이 불완전할 경우 오히려 세균, 바이러스, 아메바 등 병원균 노출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눈 표면은 비강보다도 더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물의 멸균 여부 및 저장소 소독 수준이 매우 중요하며, 현재 유통되는 눈가습기 제품 대부분은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연구 결과가 부족한 상황이다.
"인공눈물 대체 불가능…전문의 진료 먼저 받아야"
안과의사회는 "눈가습기의 사용이 인공눈물이나 안과 진료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오인될 경우, 안구건조증·결막염·마이봄샘 기능장애와 같은 질환의 조기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충혈, 통증, 눈곱(분비물)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며, 눈가습기를 반복 사용하는 것은 감염성 안질환 또는 호흡기 질환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끝으로 "눈가습기는 의료기기로 인정받지 않은 공산품이며, 감염 예방·장비 소독·수분 품질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미비하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에 의존하기보다,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원인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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