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성별·연령에 따른 맞춤형 소비에 주목

대용량 vs 단품 구매 뚜렷해 유통 채널별 전략 필요

소비자들이 탄산음료 또는 단백질 간식을 선택할 때, 성별과 연령에 따라 소비 패턴의 차이가 뚜렷해짐에 따라 식품기업들이 유통채널별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식품 시장이 2025년 들어 성별과 연령에 따라 뚜렷한 소비 양상을 보였다. 국내 마켓 데이터 플랫폼 기업 마켓링크가 2025년 1분기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간편함'과 '가성비'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 키워드였으나, 세부 소비 패턴에서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뚜렷한 차별화 흐름이 확인됐다.

특히 남성은 탄산음료, 면류, 즉석식품 등 간편 소비 상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 성향을 보인 반면, 여성은 식재료 및 육아식품 중심의 소비 성향을 나타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 소비층에서 다이어트·건강식품 및 가벼운 섭취 식품의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탄산·즉석식품·면류' 선호, 여성은 '식재료·육아식품' 
2025년 1분기 주요 이커머스 식품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과 여성 고객의 식품 소비 패턴은 뚜렷하게 달랐다. 남성 고객은 주로 탄산·이온음료(44%), 즉석요리·즉석밥(33%), 면류(32%), 커틀렛 (30%) 등 빠르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즉석식과 음료 카테고리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여성 고객은 단무지·쌈무· 피클(95%), 한과·떡·엿(93%), 분유·어린이식품(92%), 맛살·어묵(91%), 건식품(91%) 등 전통 간식, 조리 보조식품, 육아식품에서 압도적인 이용 비중을 보였다. 특히 여성 소비층은 '식재료'와 '가정식 대체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간편성과 동시에 균형 잡힌 식단과 가정 내 식사 준비의 편리함을 중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최근 집밥 선호와 건강 지향 트렌드가 소비 행태 전반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대 이하 고객, '건강'과 '다이어트'에 높은 관심
최근 이커머스 식품 시장에서 20대 이하 고객의 이용 건수 기준 상위 5개 상품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젊은 세대일수록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이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이용 건수 비중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다이어트식품과 미숫가루·선식으로 각각 33%를 차지하며, 자기관리와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 Pleasure) 트렌드에 적극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탄산·이온음료의 이용 비중은 20%에 그쳐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단순한 기호식품 소비를 넘어 기능성과 건강을 우선하는 뚜렷한 소비 성향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30대부터는 소비 패턴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즉석요리·즉석밥과 생수·탄산수가 각각 34%, 36%의 비중을 차지하며 간편함과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탄산·이온음료 이용 비중도 44%로 가장 높아 맛과 편리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흐름은 40대에서도 이어져 즉석요리·즉석밥과 탄산·이온음료가 각각 29%와 27%의 비중을 차지하며 여전히 '실용적 간편식' 소비가 중심이었다. 이어 50대 이상에서는 건강보다는 식사 대용과 조리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간편 조리 식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결국 이번 데이터는 20대 이하 젊은 세대가 '건강'과 '다이어트'를 중심으로 한 식품 선택에 적극적인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간편함'과 '기호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오프라인은 '단품', 온라인은 '대용량'… 유통채널로 소비 달라
채널 특성에 따른 소비 차이도 뚜렷했다. 유통 채널별 식품 소비 패턴은 단순한 구매 방식의 차이를 넘어 각 채널이 반영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구매 목적을 명확히 드러낸다.

오프라인은 즉각적 소비와 소량 구매를 선호하는 '즉시성' 중심으로, 오늘 당장 필요한 한 끼 해결과 소포장 제품 선호가 두드러진다. 반면, 온라인은 '효율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대용량·다(多)팩 구매가 일반화되면서, 장기 재고 확보와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탕·찌개 제품에서 '비비고 사골곰탕 500g' 단품이 오프라인 1위를 차지하는 반면, 온라인에선 6개입·18개입 묶음 상품이 상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라면과 면류 카테고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신라면 단품', '육개장 사발면' 등 소포장 즉석식품이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신라면 40개입', '풀무원 생칼국수 2인분'과 같은 대용량 제품이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이며 두 채널 간 명확한 구매 전략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온라인 소비자는 배송비 절감과 구매 빈도 최소화를 위해 대량 구매를 선호하며, 이는 '가성비'와 '편의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반대로 오프라인 소비자는 즉시 소비의 필요성으로 소포장과 신속한 구매를 우선한다. 이러한 유통 채널별 심리 차이는 단순한 구매 방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가치관 변화를 반영한다.

이번 1분기 이커머스 식품 시장 분석은 단순한 소비 패턴 차이를 넘어, 성별, 연령별, 유통 채널별로 확연히 구분되는 '맞춤형 소비 생태계'가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남성의 간편·즉석식 선호와 여성의 식재료·육아식품 소비, 그리고 20대 이하의 건강과 다이어트 중심 소비는 각 세대와 성별이 처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 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 대용량 구매가 확대되는 현상은 '효율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즉각적이고 소량 소비에 집중하며 '즉시성'과 '편의성'에 무게가 실려 있다.

마켓링크 관계자는 "이번 다층적 소비 구도는 식품업계가 단일한 접근법을 넘어서, 채널별 특성과 타깃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면밀히 반영한 차별화된 마케팅 및 제품 개발 전략을 구사해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대응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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