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의사회 "공직자의 위세폭력, 지역의료 파괴행위"

양구군의회 의장 진료실 난동에 반발… "전문가 판단 무시한 직권남용, 좌시 않겠다"

강원도 양구군의 한 의원 진료실에서 벌어진 군의회 의장의 폭언과 고성, SNS 허위글 게시 등 일련의 행위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문가의 판단을 무시한 채 진료 현장을 권력의 장으로 변질시킨 해당 사건에 대해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지역의료를 위협하는 권위적 폭력"이라며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사건은 최근 양구군의회 의장이 진료 중이던 가정의학과 의원에서 정밀검사를 권유받자 이를 거부하며 고함과 폭언을 일삼고, 대기실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데 이어 SNS에 악의적 글까지 게재한 것으로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더욱이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지역 보건소장을 호출하는 등 명백한 직권남용 행태도 드러났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은 단순한 민원이 아닌, 지역사회 의료체계 전반을 흔드는 중대한 위협"이라며 "진료실에서의 전문성을 부정하고 공공성을 침해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공직자의 SNS 허위 게시와 보건소장 호출은 명백한 '지위 남용'이라고 비판하며, 의료인의 판단과 명예를 훼손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진료실은 위계질서가 작동하는 곳이 아니라 전문가의 임상 판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공간"이라며 "의료기관은 법적 보호를 받는 전문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정의학과의사회는 ▲해당 공직자의 즉각적인 사과 및 책임 있는 조치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법적 판단 시행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및 위법 행위 제재 기준 마련 ▲전문가의 판단이 존중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 구축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안을 농어촌 의료취약지 현실과 연계해 경고했다. "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은 주민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다"며 "이들을 향한 부당한 공격은 곧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권 침해로 직결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끝으로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의료진에 대한 고성과 폭언, 검사 강요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진료 현장에서 벌어진 이번 위협 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모든 가정의학과 의사들과 함께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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