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오리지널 의약품을 추월하는 경향까지 보이는 상황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러한 글로벌 추세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가 해외에서 거둔 성공에 비해 내수 시장 점유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특허 장벽 이외에 다른 제도적 요인 등이 바이오시밀러의 활성화를 정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한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활성화' 이슈 브리핑에서 미국과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관련 특허 및 소송 현황, 제도지원정책 분석을 통해 한국 바이오시밀러 사용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2023년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2024년에는 전년 대비 6.4%의 성장이 전망되는 등 글로벌 시장은 지속적인 확장을 보였다 .
그러나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러한 글로벌 추세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휴미라'의 점유율이 90% 이상, '레미케이드'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0% 수준을 유지하는 등, 오리지널 의약품의 강세가 두드러져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는 바이오시밀러가 가진 잠재력을 국내 의료 시스템에서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및 미국에서 특허 소송 현황 분석 결과, 유럽보다 미국에서 휴미라와 레미케이드는 물질, 의약용도, 제제 등의 다양한 특허를 3배 이상 출원하여 두터운 특허장벽을 구축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맞춰 특허 침해소송 등을 제기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휴미라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가 유럽보다 미국에서 2년 이상 늦게 시장에 출시된 이유로. 따라서 물질특허를 비롯한 다수의 특허덤불과 특허 침해소송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진입 시기를 늦춰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점유율 유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바이오시밀러 출시 후 유럽과 미국에서 휴미라와 레미케이드의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미국보다 유럽에서 3년 이하의 단기간에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이 50%이하로 떨어졌다.
유럽이 미국에 비해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로, 이는 유럽이 다른나라 보다 먼저 바이오시밀러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승인하는 등 가장 먼저 시장이 형성된 점과 함께 의사의 처방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 바이오시밀러의 상호 교환성에 의한 교체처방의 활성화, 대체 조제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 등 바이오시밀러 지원 정책이 뒷받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독일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경우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최적의 의약품을 처방할 채택하는 경우 절감액의 50%는 처방의사에게 제공된다.
반면 한국은 미국·유럽·중국·일본 등과 비교해 특허 장벽이 낮아 바이오시밀러 침투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이 여전히 높았다. 이는 특허 외에도 약가 정책, 처방 관행, 환자 인식 등 제도적 요인이 시장 확산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사용 활성화를 위해 보고서는 ▲약가 제도 개선 및 인센티브 확대 ▲의사 대상 신뢰 제고 및 처방 환경 개선 ▲환자 인식 개선 및 가격 인하 등을 제안했다.
현재 휴미라·레미케이드와 바이오시밀러의 약가 차이는 10~15%에 불과하며, 건강보험 특례로 환자 본인부담률도 10%로 낮아 체감 약가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유럽처럼 '참조가격제'를 도입해 동일 계열 약품군에 동일 보험금액을 적용하고, 고가 오리지널 선택 시 환자가 차액을 부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 "이는 의사에게 저가 의약품 처방 시 장려금 등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해 처방 동기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의 동등성, 안전성, 임상 경험, 제조공정 우수성에 대한 투명한 데이터 공개 및 적극적 홍보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환자 인식 개선과 가격인하도 중요하다고 봤다. 가격 차이가 미미하면 환자는 오리지널을 선호하고, 약효 불신으로 '노시보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가격 인하폭을 확대하고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효능에 대한 홍보 프로그램을 개발해 환자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