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아시아 최초 '로봇 이용 다낭성 신장이식' 성공

신성 교수팀, 신장 7배 비대 환자 고난도 수술 완수… 전 세계 3번째 사례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만성 신부전을 앓던 이가영 씨(가운데)가 로봇 신장이식 후 순조롭게 회복하며 지난 20일 의료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신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20대 여성 환자에게 로봇을 활용해 양측 신장을 제거하고 건강한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 사례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30일 "신·췌장이식외과 신성·김진명 교수 연구팀이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후군으로 만성 신부전을 앓고 있던 이가영씨(24세 여성)에게 로봇을 이용한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수술은 복부에 1cm 내외의 구멍 3개와 이식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 절개창만을 통해 진행됐다. 개복 대신 로봇수술로 고난도의 절제 및 이식이 모두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낭성 신증후군은 신장에 수많은 낭종이 발생해 최대 축구공 크기까지 비대해지는 유전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지며, 기존 신장 낭종 감염과 출혈, 암 발생 가능성 때문에 신장이식을 위해 기존 양측 신장을 제거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그동안은 개복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서울아산병원 신 교수팀은 환자의 나이와 삶의 질, 회복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로봇수술을 택한 것.

신성 교수는 "좁은 복강 내에 거대한 신장을 절제하고 새로운 신장을 이식하는 과정은 로봇을 활용했기에 가능했다"며 "절개 범위를 최소화해 감염, 출혈, 탈장 등 부작용 위험을 낮추고 미용적 효과와 회복 속도 모두에서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술은 신장이 커져 장기·혈관 손상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고해상도 3D 카메라와 로봇팔을 통해 정밀하게 절제와 이식이 이뤄졌다. 기증자는 환자의 언니였으며, 공여 신장은 별다른 문제 없이 이식됐다.

이 씨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돼 열흘 이내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으며, 수술 중 출혈도 최소화돼 회복에 큰 부담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교수팀은 지금까지 180건 이상의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해 개복수술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결과를 보여온 바 있으며, 고위험군 환자 대상 수술 경험도 풍부하다는 게 서울아산병원 측 설명이다.

신 교수는 "다낭성 신증후군 환자에게 로봇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전 세계에서도 매우 드물다"며 "수술을 결정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아산병원의 로봇 신장이식은 개복 수술만큼 우수한 수술 결과를 보인다. 로봇 신장이식의 장점을 활용해 앞으로 많은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결과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만 환자에 따라 개복 수술 방식이 더 안전하고 적합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치료 방법을 정확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앞으로도 고난이도 수술 분야에서 로봇수술의 활용을 확대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빠른 회복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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