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전담간호사 연수제도, 간호 전문성 훼손"

진료지원업무 수행 전담간호사 "병원 연수제도" 강력 비판
"병원 자율 연수 환자 안전 위협, 무책임한 태도 중단하라"

대한간호협회가 (사)대한종합병원협회가 제안한 '진료지원 간호사(PA, 전담간호사) 병원 연수제도'에 대해 "간호 전문성을 무시하고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발상"이라며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간협은 "병원 자체 연수로 전담간호사를 양성하자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며, 결국 간호사를 값싼 대체인력으로 격하시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전날 종합병원협회가 밝힌 '전담간호사 인턴·레지던트식 병원 내 양성안'에 대한 즉각적 반박이다.

간협은 특히 "전담간호사는 단순한 병원 내부 연수가 아닌, 표준화된 교육체계를 통해 자격을 부여받아야 하는 전문 직군"이라며, "병원이 자격 인증기관이 될 경우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환자 안전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간협은 전담간호사를 단순히 의사 부족을 메우는 '대체인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협회는 "전담간호사는 간호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고도의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주체이며, 독립된 교육기관에 의한 자격 인증과 엄격한 교육 기준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병원 자율에 맡긴 연수는 각 병원의 상황에 따라 교육 질과 내용이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곧 간호의 질 저하와 국민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간협은 "100년의 역사와 전문 교육 역량을 가진 대한간호협회가 전담간호사 교육과 자격 관리를 책임지는 것은 타당하고도 필수적인 일"이라며 "간호학의 학문적 기반과 실무 연계를 모두 갖춘 유일한 주체"라고 강조했다.

간협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도 날을 세웠다. 협회는 "정부가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에 편승한 채 비공식적 조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간호계와 국민을 외면한 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해서 명확한 입장을 회피하고, 공론화 과정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벌어질 모든 혼란과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간협은 향후 전담간호사 제도의 합리적 정립을 위해 ▲국가 차원의 표준 교육과정 수립 ▲독립적 자격 평가체계 구축 ▲환자 안전을 고려한 역할 범위 명확화 등을 골자로 한 정책 제안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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