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업, 실질적 정책 변화 필요"

농해수위 여야 공동 국회토론회 개최

토론 중인 토론자들(왼쪽부터) 한살림연합 곽현용 전무이사,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문종욱 부회장,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김덕호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송원규 정책실장,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정영기 사무국장, 농식품부 이상만 농식품혁신정책관, 이영근 변호사, 단국대학교 김태연 교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박석두 이사 겸 연구위원

'친환경농업'을 의제로 한 토론회가 22대 국회에서 처음 열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어기구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인 국민의 힘 정희용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을 포함함 8명의 여야 위원들이 공동 주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친환경농업의 '현안 과제'를 비롯해, '정책과 예산, 제도 개선'까지 다뤄졌다. '친환경농업의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는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지난달 30일 개최됐다.

토론회 발제자 및 토론자들은 친환경 정책과 제도가 '안전'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환경을 지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국가 정책 목표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친환경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책 재설계와 제도적 지원,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22대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원택 의원은 "농식품부가 친환경농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반영해 친환경농업이 전진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는데 힘써 달라"며, "농해수위 위원들이 힘을 모아 함께 친환경농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고령화, 생산성 저하, 판로 문제 등으로 친환경 농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2대 국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필요한 제도 정비와 현안 해결을 위해 언제든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여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이상만 농식품혁신정책관은 "토론회 결과가 실질적 정책변화로 연결되기 위해 오는 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고, 농지 임대차 제도 개선을 포함한 제도개선 과제를 민관협의체 등을 꾸려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정책과 기술연구를 위해서라도 '데이터 기반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해 한 단계씩 발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힘 김선교, 박덕흠, 정희용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어기구, 이원택, 임미애, 임호선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 당일 국민의 힘 송석준, 서천호 의원도 참석해 "기후위기 대안이 될 수 있는 친환경농업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두레생협연합회, 아이쿱생협연합회, 한살림연합, 행복중심생협연합회 등 대표적인 생산자, 소비자 단체가 함께 주관했다. 생산자, 소비자 120여명이 참여해 토론회에 큰 관심을 보여줬다.

친환경농업, 국가 정책으로 설정해 정책 추진 필요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단국대학교 김태연 교수는 "친환경농업은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1930년대부터 세계적인 환경협약으로 기후변화 대응이 논의되면서 농법의 변화 필요성이 대두됐고, 유럽에서는 유기농업이 국가 인정 농업으로 발전했으나, 한국에서는 정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 친환경농업의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적 지지의 필요성 △연관 산업의 발전 △연구 기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혁신 전략 과제로 농촌환경보전을 농정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농식품부가 농업을 통한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증대, 생태계 보전을 목표로 설정해 친환경농업 장려 및 육성 정책을 핵심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자 접근성을 강화하고,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친환경농가의 경제적 상황 개선 방안 △친환경농업 직불제 정책 강화 △직불금 지급 원칙 검토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과의 연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친환경농업이 직면한 과제와 관련해 사례 발표를 맡은 한살림연합 곽현용 전무이사는 "한살림은 지난 40년간 중소농에 기반한 다작목 복합영농과 순환농업을 통해 생명농업이라는 가치를 실천해왔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 친환경농업의 기반이 축소되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곽 전무는 "기후재난이 일상화되고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모든 피해를 농업인이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친환경농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지난 3년간 한살림 생산자의 재해 피해액이 80억 원 이상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또 "농민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보장 정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하며, 친환경농업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해보상 제도 개선 △직불금 제도 확대 △유기농업 기술 지원 △소비자 인식 제고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헌법, 농지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임대차 허용 단서 기반으로 '친환경농업 임대차 허용 방안' 제안
친환경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농지 문제 해소를 위한 발제를 맡은 박석두 연구위원은 "현행 헌법은 경자유전 원칙하에 농지 소유를 농업인과 농업법인에 한정하되, 농업 생산성 제고와 농지 합리적 이용을 위한 임대 및 위탁 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가 확산되고 있으며, 농업인과 농업법인 소유가 56.6%고 비농업인 소유가 43.4%로 임대차가 일반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농지법은 농지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며, "임대차가 필수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법률적 제약이 많아 임대차 활성화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친환경농업을 위한 임대차를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등 농사를 잘 짓는 농업인에게 우선적으로 농지를 임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농지 임대차 관리법을 별도로 제정하거나, 기존 농지법을 개정해 임대차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지전용과 관련해 "농지의 전용은 경지 면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농지 전용 허가 제도를 강화해 농지의 합리적 이용을 방해하지 않도록 규제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속 농지의 활용을 촉진하고, 농지 임대차와 관련된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농지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해야 한다"며, "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우리나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농업인의 안정적인 농지 이용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지 임대차 문제의 사례 발표를 한 경기도 친환경농업인연합회 문종욱 부회장은 "20대, 21대 국회에서도 수없이 토론회가 열렸지만, 변화되는 건 없었다"며 현재까지의 국회, 정부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친환경농업을 하는 생산자들에게 임대차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친환경농업이 지속가능하도록 △8년 자경 후 양도세 감면 제도의 폐지 또는 자격 기준 강화 △농지 취득 자격 요건 강화 △친환경 농지에 대한 특례법 개정 △경영체 등록 제도 개선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후위기 시대의 친환경농업-제도 개선, 지속가능성 모색 
토론자로 나선 농림축산식품부 이상만 농식품혁신정책관은 "이번 토론회의 결과가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연결되기 위해 오는 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후위기의 대안인 친환경농업의 발전을 위한 세 가지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회에서의 예산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친환경농업 지원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농업의 환경 보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농지 임대차 제도 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제도 개선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지 제도 개선은 전체 농업계에 중요한 문제"라며, "농지 문제를 핵심적으로 다루는 협의체 등을 꾸려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친환경농업과 관련한 정책 및 기술 연구가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하며 "친환경농업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들이 농업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며, "농식품부가 이후의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 단계씩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덕호 국민의힘 농해수위 전문위원은 현행 농지제도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며 "농업계 전체가 농지 제도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친환경농업이 단순히 친환경농산물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농법이라는 것에 초점을 둬 보다 광범위한 환경 정책으로 확장돼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거에 설계한 친환경직불제와 같은 정책들이 현재와 미래의 농업 요구에 맞게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농업 분야에서도 에너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이라며 "영농형 태양광과 같은 기술이 친환경농업 영역에서 논의되고 실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정책실장이자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업위원회 정책센터 송원규 소장은 "친환경농업이 기후위기 대응의 중심에 있어야 하지만" 현재 정부의 친환경농업 육성 목표가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며 "이러한 관행이 친환경농업의 후퇴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정책의 실효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하며, "정부가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농업을 가장 중요한 농업 대안으로 명확히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시작하여 민관과 함께 중장기 과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농업계 내에서도 친환경농업이 기후위기 대응의 확실한 대안이라는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정영기 사무국장은 "유기농법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탄소중립적 농법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친환경정책이 '안전'이라는 모호한 프레임에 갇혀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친환경농업이 소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며, 특히 "정책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친환경인증과 관련해 참여형 인증제도(PSG)와 같은 민간 주도의 인증 방식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기농업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에서 유기농업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유기 축산 분야의 발전을 위한 계획과 지원도 필요하다"며, "정책의 모호함과 교육의 부재로 인해 친환경농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이영근 변호사는 "농민들에게 보다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정확한 농업 통계 자료를 확보하고 더 나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 보전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SNAP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취약 계층에게 농산물 구매를 위한 바우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친환경농산물 지원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