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두고 의료계-간호계 대립 심화… 정치권 판단은?

여야 대선 후보 '찬성' 가닥에 의료계 "폐기 위한 강력한 연대 투쟁 전개도"

(사진 위) 의료계 10개 단체 간호단독법 저지 철회 촉구 기자회견, (아래)간호법 제정을 위한 대한간호협회 수요집회 모습

지난해 11월에 이어 국회에서 간호법 제정 논의가 이뤄졌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간호법 제정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가 불발됐다.

특히 이번 법안소위에는 이례적으로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과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지만, 의료계 종주단체인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겼다.

지난 17일 국회 등에 따르면 추후 간호법 관련 법안소위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는 곧 정부가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직역의 갈등이 어느정도 봉합돼야 법안소위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복지위에서 간호법 심의가 중단됐음에도 불구, 의료계는 간호법 저지를 활동 수위를 높이며 박차를 가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간호협회의 수요집회 등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 의료계 역시 대선 전까지 국회 앞 1인 시위를 계속 진행키로 한 것이다.

해당 법안과 관련해 간협은 의료법이 치료 중심으로 돼 있고,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료인을 위한 법이기 때문에 의료기관 밖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선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협과 병협 등 의료계는 의료법이 의료에 대해 통합적으로 규율하고 있고,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통해 보건의료 직종에 대한 부분도 규율돼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 압박 나선 간협 "대선 전 법 제정돼야"

특히 간협은 대선 전 간호법 제정을 위해 2차 전국간호사결의대회에 이어 수요 집회까지 잇따라 개최하며 국회 압박까지 나서고 있다. 간협은 대선 전까지 불과 20여일 남은 시점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열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6일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신경림 회장은 "간호법 제정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터무니 없는 악법 프레임 씌우기에 급급한 의협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보건의료 정책의 근간을 붕괴시키는 비상식적인 입법이라 주장하는데 간호법에 규정된 법률 우선 적용 원칙은 간호에 관한 통합적 법률이라는 간호법 특성에 따른 기본적인 입법 형식일 뿐이다. 또 간호사 단독 의료기관 개원에 대해서도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현장을 수시로 떠나고 살인적 노동 강도에 쓰러져 가는 간호사 등의 간호인력들의 처우개선에 지속적으로 눈감고 있다"며 "간호법에 대해서 거짓말과 허위 주장을 반복하는 의협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자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가 간호법과 관련해 허위날조 주장과 흠집내기를 서슴지 않는 것은 무소불위 유아독존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행태를 반성하지 않고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간호법 제정을 반대해 국민 신뢰를 저버린다면 그 결과는 의사협회에게 그대로 돌아갈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의료계도 릴레이 1인 시위, 특단의 대책도 불사

의료계도 이에 지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간호단독법 저지 10개 단체 공동비상대책위원회는 간호단독법 철회를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 14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국회에서 발의 및 심의돼야 하는 법안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법안이어야 한다. 그런데 간호단독법은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보다는 간호사 직역에게만 혜택을 부여하는 잘못된 법안"이라며 "간호법은 현행 보건의료체계를 와해시켜 일선 진료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기존 보건의료체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철회해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시위는 의협과 간무협을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간협이 간호법 제정 추진을 강행할 경우 단체행동 등 특단의 대책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간호법 제정을 전격 추진한다고 밝혀 의사단체와 간호단체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언제나 국민 곁을 지키는 간호사, 이제는 이재명이 지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본인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간호법 제정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숙성됐으므로 선거 전이라도 간호사분들을 위해 조속한 국회 처리를 부탁 드린다"며 "우수한 간호인력 확보와 적정 배치, 처우개선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올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도 대한간호협회와 간담회를 마친 후 "간호법은 여야 3당 모두가 발의한 법안으로 안다"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한대로 정부가 조정안을 가져오면 국민의힘은 즉시 간호법 제정이 논의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대통령 후보들이 간호협회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에 보건의료인 단체 대부분은 의사협회와 공동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 선거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관계 당사자들 간 심도있는 논의 없이 수용 가능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특정 직역에 편향된 간호법안의 국회 통과를 시도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법안 폐기를 위한 강력한 연대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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