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7월 22일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순환기내과)팀이 국내 최초로 라마콘(LLAMACORN, Leaflet Laceration with balloon-Mediated Annihilation to prevent Coronary Obstruction with Radiofrequency Needle)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시술은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TAVI,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의 새로운 고난이도 접근법으로, 89세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실시된 바실리카(BASILICA) 기법은 관상동맥을 막을 것으로 예상되는 판막엽을 와이어로 완전히 절개해 두 갈래로 벌려 열어두는 방식으로, 2018년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연구팀이 첫 인체 시행 결과를 발표한 이후 표준 술기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와이어로 해당 판막엽 중앙 하부를 정확히 관통 및 절개하는 과정이 기술적으로 까다로워, 절개 성공률 자체가 시술자 숙련도에 크게 의존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어 2022년에는 유니콘(UNICORN) 기법이 개발되었다. 홍콩 연구팀에 의해 시행된 이 기법은 판막엽을 절개하지 않고, 좌관상동맥을 마주한 좌측 판막엽 중앙에 구멍을 뚫어 관상동맥으로 가는 혈류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고주파 와이어로 실날같은 작은 구멍을 뚫은 후, 작은 풍선으로 넓혀 풍선확장 판막을 삽입하고 해당 판막을 인위적으로 절개한다.
그 다음 개발된 방식이 이번에 시행된 라마콘으로, 유니콘의 원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법이다. 유니콘과 마찬가지로 판막엽에 먼저 작은 구멍을 내는 것까지는 동일하나, 그 구멍에 대동맥판막환(annulus) 크기에 맞춘 풍선을 넣어 단계적으로 압력을 가함으로써 해당 판막엽 조직을 완전히 절개한 자가확장 판막을 삽입한다.
2024년 호주 프린세스 알렉산드라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에 세계 첫 시행 사례를 발표한 해당 술기는 난이도가 더 높은 대신, 판막 선택의 제한이 있었던 기존 유니콘 술기와 달리 다양한 판막에 적용할 수 있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판막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기존 판막엽에 단순히 구멍을 뚫는 방식이 아니라, 판막엽 자체를 제거하여 관상동맥을 막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함으로써 더 넓은 혈류 통로를 확보하고 협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뇌혈관병원이 실시했던 국내 첫 바실리카 술기와 라마콘 술기의 잇따른 성공은 병원의 역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특히 난이도가 높은 재시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접근경로와 시술방식을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안정적인 예후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이번에 시술받은 환자는 6년 전 비교적 작은 풍선확장 판막을 삽입하여 타비시술을 받았으나, 타비판막의 퇴행성 변화로 다시 심하게 좁아진 중증 대동맥판막 상태가 된 상태였다. 이에 환자 본인 및 가족들과 깊은 상의 후에 밸브-인-밸브 방식으로 다시 타비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환자는 이전에 작은 사이즈의 풍선확장 판막 삽입으로 비교적 이른 시간 내 판막퇴행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혈역학적으로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자가확장 판막 삽입이 고려되었다. 그러나 신체 구조상 좌관상동맥의 높이가 비교적 낮아, 새로운 판막을 삽입할 경우 기존에 삽입되었던 판막이 옆으로 젖혀져 좌관상동맥의 입구를 완전히 막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이에 따라 장 교수팀은 유니콘 방식 대신, 자가확장 판막을 활용해 판막엽을 완전히 절개하는 라마콘 시행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시술은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다음날 시행한 심장초음파 검사에서도 대동맥판막 혈류 최고속도 (Vmax)가 4.6m/s에서 2.1m/s로 감소해 정상 범위를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술을 주도한 장기육 교수는 "타비판막이 손상돼 다시 판막을 삽입해야 하는 재시술 환자들의 상당수에서는 관상동맥 폐색이라는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어, 그동안 중재적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었다"며 "기존에는 재시술이 필요하지만 관상동맥폐색 위험이 높은 경우, 관상동맥에서 대동맥상방까지 긴 스텐트를 설치하는 기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서 "판막엽을 인위적으로 파괴해 혈류 통로를 확보하는 라마콘은 이러한 위험을 원천적으로 낮출 수 있어, 이런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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