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화합으로 하나된 의협 만들겠다"

인터뷰/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지난달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향후 3년간 대의원회를 이끌어 갈 박성민 의장이 선출됐다. 의료계 대통합 촉매제를 내세운 그는 회원들로부터 신뢰받는 의장,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의협은 말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박성민 의장에게 당선 이후 처음으로 주관한 정기 대의원 총회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대의원회의 발전 방향을 들어봤다. 그는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기에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대의원회는 회원을 대표해 집행부를 격려하고 견제와 감시를 하는 곳이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격려와 채찍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Q. 제30대 대의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의장으로 당선된 소감과 함께 대의원들에게 선택받은 이유는

A. 대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부족한 저를 의장으로 선택해 주신 의미는 대의원회와 나아가 의료계의 화합을 위한 열망과 의료계의 균형 발전을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Q. 제73차 정기대의원총회의 총평과 함께, 이번 총회에서 잘 된 점, 그리고 아쉬운 점을 하나씩 꼽으면?

A. 새로운 집행부의 출범과 함께 예상치 못한 많은 내빈들의 참석으로 진행에 약간의 차질은 있었으나 이제야 의사협회의 총회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큰 의미를 둔다. 의장, 부의장, 감사의 선거로 자칫 많이 늦어 질 뻔 한 본회의가 대의원 모두의 협조로 빨리 진행돼 이 자리를 빌어 한 번 더 대의원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러나 아직 정관 개정 등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순간에 정족수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어 아쉬움이 남아있다. 대의원님들은 항상 지역 회원을 대표해 회원의 민심을 전달할 책임감을 가지고 참석해 주길 당부 드린다.

Q. 이번 정기총회에선 대의원회 개혁 TF의 정관 개정안이 다수 반영됐고, 이를 통해 대의원의 책임이 강화됐다는 평이 있다. 정관 개정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개정된 정관을 이행해나가는 것 역시 중요한데, 대의원들의 책임 강화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A. 대의원의 임무는 당연히 총회 참석과 모든 의안 표결에 참여다. 표결에 참여함으로써 회원들의 뜻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책임감은 사실 대의원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를 대비해서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 또 표결에 참여한 대의원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것은 예전에도 해 왔든 방법이다. 또 하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교체대의원의 존폐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비례대의원이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비례대의원에게 유고가 생기면 지체 없이 보궐선거를 하여 교체할 대의원이 없음으로써 더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거다.

Q.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여자의사회 산하 단체 관련 논의가 있었다. 이후 대의원회에서 어떻게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인가?

A. 이번에는 논의하지 않고 다음 정개특위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마찬가지다. 특히 여자의사회는 그 수가 26%가 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의사들의 참여의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이나 직역을 통해 충분히 대의원으로서 활동이 가능한데 이중으로 대의원을 배정하게 된다는 부정적 여론도 있다. 이번 정개특위에서 여의사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여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 내겠다.

Q. 긴급발의를 통해 이필수 집행부가 시작되기 전부터 정관개정으로 부회장과 상임이사 수를 늘렸다. 정관개정분과위도 거치지 않고 바로 안건을 올려 이를 통과시켜준 예외사례를 만들어준 것인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부 대의원들의 지적도 있었다. 의장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A. 법정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안건을 본회의에 긴급안건으로 올려 통과시키는 방법은 정관상 그 규정을 지켰다고는 하나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라는 지적에 동의한다. 하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72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개정된 부회장 임면을 따르다가 보니 의학회, 여의사회, 서울시의사회 회장을 당연직 부회장(정관상 존재하지는 않지만 관례상)이 되니 실제로 책임부회장을 할 인원이 모자라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감사지적사항도 있었고, 거버넌스 개선 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대의원들께서 이 문제를 잘 알고 또 새 집행부 회무에 힘을 실어 주어 회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메시지로 이해한다.

Q. 집행부 정원을 늘려준 개정안이 정기총회에서 이상운 부회장이 설명한 전문성 강화라는 의도와 달리 보은인사, 자리 만들어주기로 악용된다면 대의원회에선 이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그런 것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대의원회가 있고 또 감사가 있는 것이다. 인사는 회장 고유의 권한이다. 인사에 대해 간섭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정관 개정까지 하면서 늘려준 임원 자리를 그렇게 사용한다는 것은 대의원, 또 회원을 기만하는 행위라 생각한다. 지금 대의원들로부터, 또 회원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이필수 회장님이 그렇게 하면서 까지 회원들의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대의원회에서 경고를 해야한다. 또 올바른 회무를 집행한다면 적극 협조하고 후원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기 어려워지진다.

Q. 지난 대의원총회에 원격의료와 관련해 상반된 ‘의협 주도 시범사업 제안’안과, ‘원격의료 저지’안이 상정됐다. 분과에서 논의된 끝에 ‘원격의료에 대해 시대적 상황에 맞게 대응하도록 집행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시대적 상황’의 의미와 대의원회가 집행부에 요구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A. 원격의료가 처음 얘기되기 시작한 것이 10년은 넘었을 것 같다. 당시는 원격의료라는 말 자체를 입에 올리기도 어려웠다. 현재 인공지능, 빅 데이트 분석, 사물인터넷, 무인 운송수단의 개발 등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다. 이미 원격의료에 대한 모든 기술과 장비가 갖춰진 상황인걸로 알고 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것이 아닌 가 짐작합니다만 아마 곧 여기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회원들을 위한 방향으로, 또한 진정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논의하고, 연구해 협회가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나갔으면 한다.

Q. 최근 대의원총회에 회장 불신임안이 계속 상정됐고 추무진, 최대집 회장이 각각 두 차례 불신임 위기에 몰렸다. 불신임되지는 않았지만 회원들은 분열되고 집행부는 수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회장 불신임안이 반복해서 상정되는데 대한 의장으로서의 의견은?

A. 사실 부끄러운 현실이다. 진영 간의 반목과 갈등으로 분열과 혼란이 가중돼 역대 회장의 탄핵이 연래 행사처럼 열렸다.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대의원회가 회장을 불신임하는 곳이 아닌 회원을 위해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가겠다. 회장과의 정기적인 회동을 만들겠다. 대화를 통한 소통으로 더 이상 우리 의료계의 힘을 빼는 불필요한 소모전은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

Q. 이필수 회장은 취임사에서 의정협의체를 다시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의정협의체에서 다룰 중요한 의제가 많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건의료 주요 정책과 수가 조정 등을 최종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라는 지적이 있다. 3년간 불참률 67%로 의협의 불참률이 매우 높은데,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은지 의장으로서의 견해는?

A. 의정협의체는 물론 건정심에도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정부와의 대화채널을 이어가야한다. 우리에게 불리한 안건이 있다고, 분위기가 불리하게 흐른다고 뛰쳐나오는 일은 이제 반복해서는 안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자리에서 밤을 새우더라도 끈질기게 부당함을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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