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새로운 대안 적극 모색해야

[시론]

세계보건기구(WHO) 보건재정 전문가인 잉케 마타우어(Inke Mathauer) 박사가 내한해 현행 한국의 건강보험료율은 OECD국가들보다 낮을 뿐 아니라 보장성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며 건강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주목되고 있다.

잉케 박사는 지난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주최하고 보건복지가족부 후원으로 열린 ‘한국 보건재정 국제심포지엄’에서 ‘건강보험재정 지속가능한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의 건강보험료는 점진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올리되 인상분이 본인부담의 완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전반을 개괄한 후 한국 보건의료 재원조달 체계의 성과 및 한계를 전문가의 시각에서 다양한 각도로 평가하고 향후 건강보험을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케 하기 위한 여러 대안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이 전세계 유례없는 단기간에 전국민건강보험을 달성해 의료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국민건강수준을 세계 5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 30년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 재정, 급여혜택, 자격, 지불제도, 본인부담금제도 등의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부담금을 보험료 수입에 연동하는 것보다 예상 의료비 지출에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담배세만으로는 건강증진 재원이 부족하므로 특정상품(의약품 광고 등)에 대한 목적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사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경우 의약분업, 건강보험 통합 등 과거 정부의 10여년에 걸친 의료개혁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료 인상 등으로 국민 부담은 갈수록 늘어났지만 건강보험 보장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 총액을 보면 2000년 7조2287억원이던 것이 2007년엔 21조7863억원으로 무려 3.1배나 늘어났다.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비해 매년 크게 상회했다. 2003년 물가상승률이 3.5%에 그쳤으나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8.5%로 껑충 뛰었다. 2004년엔 3.6%였으나 7.75%로, 2005년 2.8%에 2.38%, 2006년 2.2%에 3.9%, 2007년 2.5%에 6.5%, 2008년 7월 현재 5.9%에 6.4%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가입자에 비해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해 직역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은 더욱 깨져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는 지속적으로 악화돼 2006년 747억원의 적자에서 2007년 2847억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만 예외적으로 흑자가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이 한 단계 발전하려면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과거 정부가 추진한 의약분업과 건강보험 통합 등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보완할 점은 보완해 새로운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특히 건강보험료 증가, 직장가입자에 과도한 부담 및 국고지원금 확대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보장율이 마이너스 수준인 것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다. 건강보험료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직역별로 차등 인상해야 실질적인 형평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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