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진료과별 이용 비중 '피부·성형' 74.1%… "단순 통역만으론 부족"

의료현장·의료전문변호사, 시술 이해·환자안전 위한 전문교육 필요성 강조
서울시 기존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교육에 피부·성형 특화과정 보완 제안도

외국인 환자의 진료 이용이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집중되면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에게도 해당 분야에 특화된 전문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외국어를 정확히 통역하는 것을 넘어, 의료미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의료진의 설명을 전달하고 환자안전에 필요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환자의 진료과별 이용 집계에서 피부과는 131만2700명(62.9%), 성형외과는 23만3100명(11.2%)으로 나타났다. 두 진료과를 합하면 전체 진료과별 이용 인원의 74.1%에 달한다. 다만 이는 진료과별 이용 기준으로, 전체 외국인 환자의 74.1%가 피부·성형 진료를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만1822명으로 처음 2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 가운데 87.2%인 약 176만명이 서울에서 진료받았다.

피부·성형 분야는 보툴리눔 톡신·필러·레이저·리프팅 등 시술 종류가 다양하고 각각의 목적과 원리, 기대효과, 한계, 부작용 및 사후관리 방법도 다르다. 의료진의 설명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언어 능력뿐 아니라 해당 시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외국인 환자의 진료 이용이 집중된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상담·통역 인력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실제 피부·성형 의료현장에서도 의료미용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포에버의원 정해진 원장은 "의료통역이기 때문에 통역 오류는 의료사고를 초래할 수 있어 정확한 이해와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성형 상담이 환자가 원하는 미적 개선 방향을 이해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인 만큼, 정확한 언어 전달 능력과 함께 공감능력도 중요하다. 특히 의료관광 상담·통역 인력이 갖춰야 할 기본역량으로 주요 시술에 대한 이해, 시술 전후 주의사항, 사후관리 지식 등도 준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시술과 제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동일한 적응증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는 의료미용 시장의 특성상, 상담·통역 인력 역시 최신 의료미용 동향에 관심을 갖고 전문지식을 꾸준히 습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표준화된 전문교육은 병원 운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전문교육을 수료한 직원들이 입사를 한다면 직원들의 심리적 피로감을 줄이고 신규직원의 업무적응기간도 줄어들 수 있다. 반복적인 신규직원 교육으로 발생하는 기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여러 지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상담·응대 품질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법률전문가 역시 의료미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환자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윈스 조우선 의료전문변호사는 "피부미용과 성형 분야의 경우 환자가 원하는 개선 방향에 따라 여러 진료방법이 제시될 수 있어, 해당 진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중요하다. 시술 방법과 주의사항, 부작용 등에 관한 의사의 설명을 환자의 언어로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의학지식이 부족하면 중요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술, 진료의 부작용에 대한 기본 지식이 숙지돼 있지 않다면 환자가 시술 후 호소하는 증상이 단순히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인지, 아니면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부작용으로서 곧바로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한 증상인지 확인하지 못해 사후 관리를 위한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비의료인인 상담·통역 인력이 의료지식을 갖추더라도 의료진의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변호사는 의료진의 설명을 전달하는 범위를 넘어 비의료인이 독자적으로 전문적인 의료상담이나 진료방법 선택에 관여할 경우,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무면허 의료행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교육에는 기본적인 인체구조와 시술 원리, 의학용어, 시술 후 주의사항 등 의료미용 지식뿐 아니라 비의료인의 설명·업무 범위와 법적 한계에 관한 내용도 함께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는 상담·통역 인력에게 의료적 판단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설명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달하며 자신의 역할 범위를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이미 의료관광 통역 코디네이터 양성과정과 역량강화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양성과정에는 의료산업에 대한 이해, 진료과목별 의학용어, 상황별 응대방법 등 의료 관련 내용이 포함돼 왔다. 올해 6월 실시된 역량강화 교육에서는 통역 발성과 커뮤니케이션 매너, 의료관광 실무 운영 및 마케팅, 국가별 환자 특성, 셀프브랜딩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다만 올해 6월 공개된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피부·성형 시술의 원리와 적응증, 부작용, 사후관리 등 의료미용 분야에 특화된 별도 심화과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의료관광 교육과 피부·성형 전문 상담·통역 교육은 필요한 지식의 범위와 깊이에서 차이가 있다.

의료서비스 진행 절차나 진료과목별 의학용어를 이해하는 것과, 외국인 환자가 원하는 개선 부위와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해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시술별 주의사항과 사후관리 정보를 정확히 통역하는 것은 서로 다른 역량이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성형 분야에서는 환자의 표현과 실제 시술 목적이 다를 수 있고, 동일한 고민에도 다양한 시술 방법이 적용될 수 있어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서울시의회에서도 제기됐다. 박유진 서울시의원(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언어 통역과 의료 지식은 별개의 얘기"라고 지적하며, 의료관광 코디네이터에게 언어 통역 이상의 의료적 이해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기존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역량강화 교육에 의료교육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면밀히 살펴보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의료현장과 법률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면 기존 서울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교육을 바탕으로, 외국인 환자의 진료 이용이 집중된 피부·성형 분야의 전문 상담·통역 역량을 심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안으로 이어진다.

일반 의료지식 교육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성형 시술에 대한 이해와 의료정보의 정확한 전달, 환자안전, 비의료인 상담인력의 역할 범위 등을 실제 현장에 맞춰 심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존 교육과정에 의료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피부·성형 특화 커리큘럼을 시범적으로 추가하고, 교육 전후 역량평가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는 단계적인 접근이 제안된다.

전문교육 이후 병원 취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장기적인 발전 방향으로 거론된다. 정 원장은 "교육에만 국한되지 않고 실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필요로 하는 병의원 취업 연결까지 이어진다면 병의원과 교육생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