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에 술 더해지면 간암 위험 12배…식도암·위암도 높아

건국대병원 박하나·서울아산병원 심주현 교수팀, 성인 4만3994명 10.5년 추적

(왼쪽부터)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박하나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

지방간에 음주까지 더해지면 간암 발생 위험이 최대 1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뿐 아니라 식도암과 위암 위험도 증가해 지방간 환자의 음주 관리와 정기적인 암 검진 필요성이 제기된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박하나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0~2011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만3994명을 중앙값 기준 약 10.5년간 추적 관찰해 지방간 유형별 암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복부 초음파로 확인한 지방간을 국제 분류 기준에 따라 대사이상 지방간(MASLD),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MetALD), 알코올성 간질환(ALD)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MASLD는 비만이나 당뇨병 등 대사 이상이 동반된 지방간이며, MetALD는 여기에 음주가 더해진 유형이다. ALD는 과도한 음주와 관련된 간질환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 간암 발생 위험은 MASLD군에서 약 2배, MetALD군에서 약 7.9배, ALD군에서 약 12배 높았다. 음주가 동반된 지방간일수록 간암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이다.

소화기암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ALD군은 식도암 발생 위험이 약 6배, 위암은 약 2.4배 높았다. MetALD군 역시 위암 발생 위험이 약 1.6배 증가했다. 전체 암 발생 위험은 ALD군에서 약 1.4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같은 음주자라도 지방간 동반 여부에 따라 암 발생 위험이 달랐다. 음주량이 많지만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ALD군의 간암 발생 위험은 약 5.2배, 식도암과 위암을 포함한 상부 위장관암 위험은 약 2배 높았다.

연구팀은 단순한 음주량뿐 아니라 지방간 동반 여부와 유형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암 위험 평가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성에서는 대사이상 지방간만으로도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MASLD 여성군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은 약 1.2배, 부인과암 발생 위험은 약 1.5배 높았다. 다만 여성의 MetALD와 ALD군은 대상자 수가 적어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혈액검사로 산출하는 간 섬유화 평가 지표인 FIB-4와 SAFE 점수도 암 발생 위험과 연관성을 보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령을 보정한 이후 연관성은 다소 약해졌지만, 점수가 가장 높은 구간에서는 독립적인 연관성이 유지됐다. 특히 SAFE 점수는 나이 외에도 추가적인 위험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두 지표가 암 발생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지방간 진단 과정에서 음주 습관을 함께 평가하고, 지방간 유형에 따라 금주와 암 검진 등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하나 교수는 "지방간이 있다면 음주 습관을 반드시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음주를 동반한 지방간은 간암뿐 아니라 식도암, 위암 위험도 높이므로 금주와 함께 정기적인 간 초음파 및 내시경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성인 약 4만4000명을 10년 이상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지방간 유형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대사 이상과 음주를 함께 고려한 위험 평가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편 박하나 교수는 건국대병원 간센터 소화기내과에서 간암, 간경변증, 간염, 지방간 등 간질환을 진료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 제1저자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