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사회, 외국인근로자 319명 건강 돌봤다…이동클리닉 운영
의료기관·이주민 지원기관·대학·봉사단체 협력…의료취약 외국인주민 진료 지원
결핵검진·혈액검사·독감 예방접종 등 9개 프로그램 운영…건강 위험 조기 발견도
언어 장벽과 의료비 부담, 근무 여건 등으로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근로자를 위해 전라남도의사회가 이동클리닉을 운영하고 의료 안전망 강화에 나섰다. 결핵검진과 혈액검사, 독감 예방접종부터 비자 상담과 통역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의료기관과 대학, 이주민 지원기관, 봉사단체가 함께 건강 돌봄에 힘을 보탰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지난 25일 목포시의료원에서 외국인근로자의 건강 증진과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2026 외국인안심병원 이동클리닉'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원하는 '외국인안심병원 운영사업'의 하나로, 지난 10월 18일 나주시보건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근무 시간과 병원 진료 시간의 불일치, 언어 장벽, 의료비 부담, 건강보험 미가입, 체류 자격 등의 이유로 의료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근로자와 이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현장 등록을 마친 외국인주민은 총 319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75명, 필리핀 57명, 캄보디아 53명, 중국 40명 등이 참여했다. 의료진과 대학생, 지역 봉사자 등 121명도 현장을 찾아 진료와 안내, 각종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동클리닉에서는 결핵검진, 1차 진료 및 투약, 독감 예방접종, 혈액검사, 보건교육, 구급약품 전달, 비자 상담, 이미용, 다과 나눔 등 총 9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 새롭게 도입한 혈액검사는 외국인주민의 건강 위험 요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된 참여자를 추가 검사와 의료기관 진료로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일회성 진료를 넘어 지속적인 건강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기관별 협력도 이어졌다. 대한결핵협회는 이동검진 차량을 활용해 결핵검진을 진행했으며, 씨젠의료재단은 혈액검사를 지원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은 독감 백신을 제공했다.
목포시의료원은 행사 공간과 의료 인력을 지원했고, 국립목포대학교 학생들은 보건교육과 현장 안내를 맡았다. 이민·외국인·이주민 관련 지원기관들은 통역과 비자 상담을 담당했으며, 지역 봉사단체들은 이미용과 다과 나눔으로 참여자들을 도왔다.
의료기관의 진료 역량에 공공기관의 지원, 대학의 참여, 지역 봉사단체의 나눔이 더해지면서 외국인주민에게 필요한 의료·생활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제공하는 협력 모델을 구현했다.
현장을 찾은 외국인근로자들도 의료서비스와 통역 지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캄보디아 출신 어업근로자 소모 씨(34)는 근무 시간과 병원 진료 시간이 겹쳐 평소 건강검진을 받기 어려웠다. 이날 혈액검사와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그는 의료진의 설명과 통역 봉사자의 도움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 씨는 "의사 선생님이 천천히 설명해 주시고 통역 봉사자도 곁에서 도와주셔서 안심이 됐다"며 "많은 분이 외국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에서 일하면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의료진과 유관기관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며 '마음을 모아, 건강을 나눠', '이주민과 함께, 행복한 공동체'라는 구호를 외쳤다. 궂은 날씨에도 현장을 찾은 외국인주민과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탠 봉사자들은 진료와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의 의미를 나눴다.
외국인안심병원 사업은 외국인근로자가 거주지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지역 의료안전망 구축 사업이다.
현재 전남 지역 22개 시·군의 지정 의료기관 108개소와 의료지원협의체 참여기관 26곳이 진료비 부담 완화와 통역·상담, 의료기관 연계 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동클리닉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외국인주민을 직접 찾아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은 "이동클리닉은 단순히 하루 동안 무료진료를 제공하는 행사가 아니라,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된 외국인근로자를 찾아내고 필요한 진료와 치료로 연결하는 의료안전망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진뿐 아니라 대학생과 지역 봉사단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함께하는 것이 이 사업의 가장 큰 의미"라고 밝혔다.
한편, 전라남도의사회는 오는 11월 1일 순천의료원에서도 이동클리닉을 운영할 예정이다. 권역별 순회 진료를 이어가며 외국인근로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사회 협력체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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