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소화기·영양 심층 진료 시작

복통·설사부터 원인 모를 성장 부진까지…매주 월요일 최연호 교수 진료

최연호 교수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거나 성장 속도가 더딘데도 각종 검사에서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소아청소년을 위한 심층 진료가 시작된다. 신체 증상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과 일상생활까지 살펴 원인을 파악하고, 환자와 가족의 장기적인 고통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삼성서울병원은 소아청소년의 소화기·영양 관련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심층 진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진료는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가 맡으며,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 사이 진행된다.

진료 대상은 복통과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거나 성장과 발육이 더딘데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소아청소년이다.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가족에게 보다 깊이 있는 진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아청소년의 소화기 증상은 신체적 질환뿐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과도 관련될 수 있다. 특히 심리적 어려움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 짧은 진료 시간 안에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검사 결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 반복되면 환자와 가족이 여러 의료기관을 찾거나 장기간 고통을 겪기도 한다.

실제 사례에서도 증상의 단서는 환자의 일상과 기억 속에 있었다. 하루 100번 넘게 트림하고 복통을 호소하던 13세 남학생은 식사 시간마다 싫어하는 음식을 먹어야 했던 스트레스가 증상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복통과 설사로 체중이 늘지 않아 위·대장 내시경 검사까지 받았던 17세 남학생은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과거 학교에서 배변한 일을 친구들에게 놀림받았던 경험이 증상의 단서로 확인됐다.

이처럼 신체 증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 어려운 환자에게는 검사와 약물치료를 넘어 심리적 배경과 생활환경을 함께 살피는 접근이 필요하다.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증상이 나타난 상황과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이 진료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연호 교수는 그동안 저서 『통찰지능』, 『기억 안아주기』,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등을 통해 환자 중심 진료와 질병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번 심층 진료 역시 검사 결과에만 의존하기보다 환자 개인의 경험과 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취지다.

최 교수는 "환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답이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며 "심층 진료는 이러한 병원의 철학을 구현하는 작지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진료를 통해 원인을 찾기 어려운 소아청소년 소화기·영양 문제를 보다 깊이 있게 살펴보고, 환자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줄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