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가 한창인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을 두고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응급환자 치료가 이뤄지는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로,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과잉수사라는 주장이다.
전라남도의사회는 1일 최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진행된 사법당국의 압수수색에 대해 "응급의료 현장을 무시한 강압적 수사"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8월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외래 진료실 앞에서 발생한 환아 사망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진료를 기다리던 환아에게 갑작스럽게 호흡곤란과 청색증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즉시 환아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옮겨 심폐소생술과 기관 삽관 등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총력 대응에도 환아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전남도의사회는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응급처치를 시행했다"며 "특히 소아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환자의 사망은 평생 안고 가야 할 깊은 상실과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건 발생 약 두 달 뒤인 10월 경찰이 사실관계 규명을 이유로 다른 중증 환아들의 진료가 진행 중이던 소아전문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데 있다는 게 전남도의사회의 주장이다.
특히 소아응급실이 일반적인 수사 장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아응급실은 중증 환아가 언제든 유입될 수 있고, 치료가 수초 단위로 이뤄지는 공간인 만큼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료 지연과 의료진의 집중력 저하 자체가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남도의사회는 "위급한 환아들을 치료하는 생명의 최전선에 수사 인력이 진입하면 당시 치료를 기다리던 다른 환아들의 진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진료 중인 의료진의 집중력을 흩트리고 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식이 과연 적절한 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수사 필요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압수수색까지 진행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남도의사회는 "현대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은 기록과 변경 과정이 로그로 남는 만큼 임의제출이나 통상적인 자료 요청을 통해서도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진료가 진행 중인 응급실을 직접 압수수색한 것은 과잉수사이자 공권력의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는 신이 아니며 질병의 급격한 진행과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도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순간이 존재한다"며 "최선을 다한 의료진을 사망이라는 결과만으로 잠재적 범죄자처럼 취급한다면 필수 소아응급의료 현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소아응급의료 인력 부족과 현장 기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료진에 대한 형사적 압박이 반복될 경우 필수의료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사법당국에 △생명의 최전선에서 진료하는 의료진을 범죄자 취급하는 강압적 수사 관행 중단 △응급진료 현장의 특수성과 환자 안전을 고려한 객관적인 법 집행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전남도의사회는 "진료 중인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방식으로는 필수 소아응급의료를 지켜낼 수 없다"며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수사와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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