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식도암, 자르지 않고 치료…내시경으로 식도 보존

중앙대광명병원, 위암 수술로 식도 절제 부담 큰 70대 환자 ESD로 치료

김민준 교수

식도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식도를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 치료만으로 근치적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과거 위암 수술로 위의 상당 부분을 절제해 추가적인 식도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환자에서도 병변의 침윤 깊이와 범위를 정확히 평가하면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ESD)을 통해 식도를 보존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은 최근 위암 수술 병력이 있는 70대 환자의 조기 식도암을 ESD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사례는 식도암이라도 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단계라면 환자 상태와 병변 특성을 면밀히 평가해 식도 절제술을 피하고 장기를 보존하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6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신규 암 발생 건수는 28만8613건으로, 이 가운데 식도암은 3142건으로 전체 암의 1.1%를 차지했다. 식도암의 인구 10만명당 조발생률은 6.1건이었으며, 연령별로는 60대가 39.4%로 가장 많았고 70대 28.1%, 50대 15.0% 순이었다.

식도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하지만 암이 식도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식도암의 경우 병변의 크기와 범위, 침윤 깊이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면 내시경 치료를 통해 식도를 보존하면서 근치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77세 남성 A씨는 과거 위암으로 위의 약 3분의 2를 절제한 뒤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고 있었다. 이후 시행한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식도에 중증 이형성증 또는 편평상피세포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됐다.

식도암이 확인되면 일반적으로 병변의 위치와 크기, 주변 조직으로의 침윤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내시경 치료 또는 식도 절제술 여부를 결정한다.

A씨 역시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기 위해 흉부외과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과거 위암 수술로 위의 상당 부분을 절제한 상태였기 때문에 식도까지 절제할 경우 수술에 따른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었다. 이에 A씨는 수술 전 내시경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소화기내과 김민준 교수를 찾았다.

김 교수는 내시경 검사를 통해 병변의 범위와 침윤 깊이를 면밀히 평가한 결과, 병변이 식도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ESD를 이용한 일괄 절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ESD는 내시경을 이용해 병변 주변을 절개한 뒤 병변 아래에 위치한 점막하층을 박리해 병변을 한 덩어리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병변을 일괄 절제하면 제거된 조직을 통해 암의 침윤 깊이와 절제면 상태 등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대상에서는 외과적 장기 절제 없이 병변을 제거할 수 있어 장기 보존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 교수는 A씨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ESD를 시행했고, 식도 병변을 성공적으로 일괄 절제했다.

이후 병리검사에서 해당 병변은 식도암으로 최종 진단됐다. 하지만 암이 점막층에 국한돼 있었고 절제면에서도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아 추가적인 식도 절제술 없이 내시경 치료만으로 근치적 절제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됐다.

A씨는 식도를 보존한 채 치료를 마쳤으며 현재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받고 있다. 이번 사례는 특히 기존 위암 수술로 위 대부분이 절제된 환자에게 추가적인 식도 절제술을 시행하는 부담을 피하면서도 조기 식도암을 치료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민준 교수는 식도암뿐 아니라 조기 위암에서도 ESD를 활용해 환자의 장기를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77세 남성 B씨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지만 건강검진으로 시행한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고도 이형성증을 동반한 선종이 발견됐다.

외과 진료를 거쳐 내시경 치료를 위해 김 교수에게 의뢰된 B씨는 병변이 조기에 발견된 덕분에 ESD를 시행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병변을 내시경으로 완전히 제거했고, 추가적인 위 절제술 없이 치료를 마쳤다.

현재 B씨 역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례는 식도암이나 위암이 조기에 발견되고 내시경 치료가 가능한 단계라면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 대신 내시경 치료를 통해 장기를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모든 식도암 환자가 ESD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암이 점막을 넘어 깊게 침윤했거나 병변의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내시경 치료만으로 충분한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수술 등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내시경 치료를 결정하기 전 병변의 크기와 위치뿐 아니라 침윤 깊이, 조직학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준 교수는 "모든 식도암이 내시경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식도암은 병변의 침윤 깊이와 범위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적절한 환자를 선별한다면 ESD만으로도 근치적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례처럼 수술 부담이 큰 환자에서는 식도를 보존하면서도 근치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ESD의 의미가 크다"며 "식도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환자의 상태와 병변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