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 찾아온 허리·무릎 통증, 여름철 척추·관절 손상 위험 증가

"휴식해도 통증·저림 지속되면 단순 근육통 아닌 디스크·인대 손상 의심"

여름휴가는 몸을 쉬게 하는 시간이지만, 척추와 관절에는 오히려 가장 많은 부담이 집중되는 시기다. 휴가를 앞두고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하거나 장시간 차량·비행기 이동, 물놀이와 레저활동이 이어지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과 관절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전문가들은 휴가 후 나타나는 통증을 단순한 피로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기존 질환이 악화되거나 회복이 길어질 수 있다며 단계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목동힘찬병원 김강언 진료원장은 "휴가철에는 준비 과정부터 이동, 현지 활동, 귀가 후까지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며 "통증이 반복되거나 저림, 근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는 신호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휴가를 앞두고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거나 몸매를 만들기 위해 운동 강도를 급격히 높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근육보다 회복 속도가 느린 힘줄과 인대, 연골은 갑작스러운 부하를 견디기 어려워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

여성은 스쿼트나 유산소 운동을 무리하게 반복하다 무릎 앞쪽 연골이 손상되는 슬개골 연골연화증이 생기기 쉽고, 남성은 고중량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회전근개 손상이나 급성 요통을 겪는 사례가 많다.

김 원장은 "운동 시간과 강도를 한꺼번에 늘리거나 같은 부위를 연속적으로 고강도 훈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운동 후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팔을 들기 어렵고 허리 통증이 다리까지 이어진다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휴가지로 이동하는 과정도 척추 건강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무거운 캐리어와 캠핑 장비를 반복해서 들거나 장시간 운전과 비행으로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 주변 근육이 경직되고 추간판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무거운 짐은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들기보다 몸 가까이 붙여 하체 힘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캐리어는 손잡이 높이를 자신의 키에 맞게 조절하고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허리와 어깨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차량이나 기내에서는 허리 뒤에 작은 쿠션을 받쳐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고, 1시간 정도마다 자세를 바꾸거나 가볍게 걷고 발목을 움직여 근육 경직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물놀이 장소는 미끄러운 바닥과 급격한 방향 전환이 반복돼 발목과 무릎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젖은 바닥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발바닥 전체로 디디며 이동하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활동 전에는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약 발목을 접질리거나 관절을 다쳤다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과 냉찜질, 압박, 다리를 높게 올리는 응급처치를 시행한 뒤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가를 다녀온 뒤 곧바로 고강도 운동을 재개하거나 밀린 집안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도 회복을 늦추는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귀가 후 하루 이틀 정도는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회복시키고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를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다만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 피로가 아닌 디스크나 신경 압박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접질린 발목이라도 통증이 심하거나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고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인대나 연골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김강언 진료원장은 "휴가 후 생긴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저림, 근력 저하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 통증과 후유증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