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젓갈 종류가 참 많다. 젓갈은 어패류의 근육이나 내장, 생식소같은 것에 소금을 넣어 숙성, 발효시킨 것으로 새우젓을 위시해서 명란젓, 오징어젓, 낙지젓, 창난젓 등 재료나 종류가 다양하다.
또한 우리나라 발효식품을 대표하는 것으로 김치를 빼놓을 수 없다. 김치 또한 배추김치 외에도 깍두기, 파김치, 갓김치, 열무김치, 동치미, 나박김치, 오이소박이, 부추김치, 깻잎김치 등 200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젓갈을 넣은 김치가 인플루엔자와 같은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김치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중국은 김치 대신 파오차이(泡菜)를 들고 나왔다. 파오차이는 만드는 방법이나 발효를 통해 맛을 내는 과정이 김치와 유사한 점이 많다. 나도 외국 여행 중 김치를 구할 수 없을 때는 동양식품 가게에서 파오차이 통조림을 사서 먹곤 했다.
확실히 발효식품은 서양보다는 아시아에서 많이 먹고 있다. 서양에서는 간장이 거의 없다. 소금을 주로 쓴다. 그러나 밥을 먹는 동양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발효시켜 만들고 있다. 콩으로 만드는 간장, 된장, 고추장은 물론 이런 음식을 삭혀서 만드는 메뉴가 많다.
요새 우리나라에서도 월남 쌀국수의 인기가 높다. 하노이나 하이퐁에서 쌀국수를 시켜보면 생선을 삭힌 어장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나도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지만, 자주 먹다 보니 그 어장이 쌀국수 맛을 더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뉴욕에서 스테이크를 시키면 소금만 나오고 간장이 나오는 경우는 없다. 그리스에서 유명한 샐러드에도 치즈와 올리브가 조금 섞여있을 뿐 동양의 간장이나 된장 맛을 대신하는 것은 없다.
세계는 참 좁아졌다. 동양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괄시하던 시대도 지나갔다.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국간장과 김치는 익숙하다. 아시아의 영향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일본사람들은 대부분 냄새나는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도 뜨거운 밥에 비벼먹는 '낫도(納豆)' 즉 날 청국장은 좋아한다. 우리나라 사람들같이 청국장을 잘 먹는 사람들에게도 낯익은 광경은 아니다. 청국장은 이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먹고 있다.
유명한 뉴욕의 한식당에서는 간장과 된장을 많이 넣은 한국의 전통식을 선보여 인기가 있다고 한다.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미국 현지인들까지 즐겨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학적으로 말하더라도 발효식품은 건강식이다. 발효식품을 보존하고 맛있게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