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3주 만에 출생 체중 50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가 6개월간의 집중 치료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퇴원해 의료진과 가족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재태연령 23주 1일, 체중 500g으로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 '주하'가 171일간의 신생아집중치료를 마치고 지난 3월 8일 체중 3.851kg로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밝혔다. 주하는 최근 퇴원 후 첫 외래 진료를 위해 병원을 다시 찾았다.
정상적인 임신 기간은 약 40주로,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신생아의 생존율은 크게 낮아진다. 특히 24주 미만에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는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적극적인 소생 치료가 제한적으로 시행되기도 한다.
주하의 어머니는 지난해 9월 갑작스러운 조기진통으로 인근 병원에 입원해 수축 억제 치료를 받았으나 진통이 조절되지 않았다. 이후 서울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 제왕절개로 분만했고, 주하는 예정일보다 약 4개월 빠른 23주 1일에 태어났다.
출생 당시 폐포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자발 호흡이 어려웠던 주하는 즉시 폐표면활성제를 투여받은 뒤 신생아중환자실(NICU)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으며 여러 고비를 넘겼다. 이후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이 호전됐지만 태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장폐색이 발생해 생후 12일째 개복수술을 받았다.
또한 망막 혈관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미숙아망막병증 치료를 받았고 장루 복원술 등을 포함해 총 네 차례 전신마취 수술을 견뎌냈다. 이 과정은 소아외과, 소아안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참여한 다학제 협진으로 진행됐다.
주하의 어머니는 "출산 직후에는 상황을 받아들이기조차 어려웠지만, 매일 유축한 모유를 NICU 면회 시간에 맞춰 가져가며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바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인큐베이터 안에서 작은 몸으로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스스로 먹기 시작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가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주하는 171일 동안의 집중 치료를 통해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성장해 만삭 신생아 평균 체중(3.2~3.3kg)을 넘는 3.851kg로 퇴원했다.
산모 주치의인 산부인과 고현선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의 경우 분만 전부터 신생아집중치료팀과 함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권역 모자의료센터에서는 산과와 신생아과, 소아외과 등 여러 진료과가 긴밀히 협력해 고위험 상황에서도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하의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김세연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 치료는 모든 장기의 기능이 미숙한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호흡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장기 손상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치료는 24시간 팀 기반 진료체계를 유지한 신생아집중치료팀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권역 모자의료센터'에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고위험 산모와 초극소 미숙아 치료를 전 주기에 걸쳐 담당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중증·희귀질환 소아 환자 치료를 위해 원내에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을 개원해 고난도 소아 진료와 통합 돌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주하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의 이야기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부모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지금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든 이른둥이와 부모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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