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장거리 이동이 잦아지면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심부정맥 혈전증) 위험이 높아진다. 비행기·기차·버스·자동차 등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 깊은 정맥에 혈전이 생기기 쉽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심부정맥 혈전증이다. 비행기 이코노미석처럼 비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는 상황에서 다리에 혈전이 잘 생긴다고 알려지면서 붙은 이름이다. 장시간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기차, 버스를 오래 타는 경우, 또는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 속도가 느려지고, 혈액이 정체되면서 혈전이 생기기 쉬워진다.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 정맥에서 발생하고, 이를 방치할 경우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변재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경우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과거 혈전 병력이 있거나 최근 수술을 받은 경우, 암 환자, 임신, 호르몬 치료 환자 등은 고위험군에 해당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은 비교적 경미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쉽지만, 방치하면 혈전이 폐혈관을 막는 폐동맥 혈전색전증으로 진행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흉통,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진단은 증상과 병력 확인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전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CT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시행해 폐색전증 여부 등 합병증을 함께 평가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시간 이동 시에는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거나 일어나서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재호 교수는 "장거리 이동 중에는 의식적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 혈액 정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다리가 잘 붓거나 혈전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혈전 예방에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셔 혈액이 지나치게 끈적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반면 커피나 술은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꽉 끼는 옷보다는 편안한 복장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변재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설 연휴같이 이동이 잦은 시기일수록 다리 부종이나 통증 같은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작은 불편함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시작일 수 있는 만큼, 예방 수칙을 지키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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