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정 강행에 의료계 반발… "의학교육 체계 붕괴 임계점"
보정심 표결 직전에 퇴장한 의협 김택우 회장, 정부 의대증원 결정에 '정면 대응' 선언
"2027년 인력 확충 아닌 교육 불능의 해… 총파업 포함 모든 수단 동원해 저항할 것"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을 확정 발표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의협은 이번 결정이 의료 인력 확충이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의학교육 현장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의 일방적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10일 의협회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2027년은 증원의 해가 아니라 의학교육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합리적 논의 없이 숫자만으로 밀어붙인 정부 결정에 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브리핑은 김 회장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도중 정부의 표결 강행 방침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퇴장한 직후 진행됐다.
김 회장은 그동안 의협이 보정심 논의에 참여해 온 배경에 대해 "의료현장과 의학교육의 현실을 데이터로 설명하고, 파국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정안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는 교육 인프라 확충이나 단계적 조정에 대한 논의에는 응답하지 않은 채 정원 숫자만을 확정하려 했다"며 "이런 구조에서 표결에 참여하는 것은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위가 될 수 있어 퇴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도 "의견 수렴을 가장한 위원회에서 이견을 조율할 의지 없이 표결을 강행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며 "다수결을 앞세운 정책 밀어붙이기"라고 비판했다.
"2027년, 복귀생·휴학생 겹치면 교육 현장 감당 불가"
의협이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대목은 2027학년도 의대 교육 환경이다.
이를 두고 김 회장은 "2025년 의정 갈등 과정에서 휴학한 학생들과 군 복무를 마친 복귀생들이 2027년에 한꺼번에 복귀하게 된다"며 "여기에 증원 신입생까지 더해질 경우 교육 현장은 '콩나물 시루'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교육평가원이 권고한 연간 증원 상한선 10%조차 고려되지 않았다"며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환경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결국 의료 현장의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러한 상황이 단순한 교육 문제를 넘어 향후 환자 안전과 의료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협, 5대 요구안 제시… "숫자보다 정상화가 먼저"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에 ▲의학교육 정상화 대책 마련 ▲의대별 교육 여건 전수조사 후 모집 인원 재산정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 ▲의료인력 추계위원회 구조 개편 및 주기 단축 ▲필수의료 붕괴 해소 대책 즉각 시행 등 5대 요구안을 공식 제시했다.
특히 필수의료 대책과 관련해 △적정 보상 체계 확립 △의료사고 형사처벌 부담 완화 △면허 제재 관련 제도 개선 △해외 의대 졸업자 관리 기준 강화 등을 요구하며 "인력 증원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계의 시선은 이제 '집단행동'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총파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성근 대변인은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해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긴급 상임이사회와 내일 예정된 긴급 거버넌스 회의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며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은 목요일 정례 브리핑 등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택우 회장은 "정부가 즉각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진정성 있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향후 발생하는 모든 의료 현장의 혼란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어떠한 후퇴도 용납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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