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도매시장 거래 60% ' 허위·이상거래 '

임미애 의원 "감독 부실·성과 홍보만 반복"

임미애 국회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허위·이상거래 의혹이 정부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농산물 유통개혁'을 내세워 추진한 온라인도매시장이 성과 만들기에 매몰된 채 관리·감독은 방치되면서, 혈세가 새는 구조로 굳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미애 국회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허위·이상거래 의혹이 정부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임미애 의원실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정책지원을 받은 업체별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실태 전수조사('24~'25.10)' 결과, 조사대상 총 거래규모 7698억원 가운데 4584억원이 특수관계인 거래, 배송지 인접, 운송정보 미입력 등 '허위·이상거래'로 분류됐다. 이는 거래액의 59.6%, 물량의 61.5%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들 거래가 정부 지원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도매시장 참여 업체에는 △직배송 시 물류비 최대 50% 지원 △정산·결제자금 저리(무이자~1.5%) 융자 등 정책자금이 붙는다. 정부가 실적을 위해 지원을 붙이며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으로 올리도록' 유도했고, 일부 업체는 기존 직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로 '기재'해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거래규모는 시행 첫해 '24년 6700억원에서 '25년 1조23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허위·이상거래' 유형은 △사후등록 △특수관계 △근접사무실 △근거리이동 등 크게 4가지다.

먼저 '사후등록'은 전체 거래액 대비 32.4%로, 주문일보다 차량 출발일이 빠르거나 차량 출발일이 미입력된 거래를 의미한다. 온라인 거래에서 주문일 입력이 늦어지면 대금 지급 지연 등의 우려가 있고, 거래 조건을 명시하도록 한 전자문서법 위반 소지가 있다. 또한 이틀까지만 반품을 인정하는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 제6조 위반 소지도 있다.

현장에서는 "기존에 하던 거래라 따로 기록이 필요 없는데, 정부에서 온라인 도매시장에 기표만 하면 정부 지원을 준다고 해서 사후 기록을 한 정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A와 B업체의 거래에서 A업체의 상품 출발이 11월 15일인데, 주문은 12월 15일에 했다고 기록하는 것이다. 주문하기 수일 전 심지어 한 달전에 출발했다고 기록한 경우도 있다. 기존 거래를 기존 방식으로 처리한 뒤, 다시 온라인도매시장에 기록해 지원을 받았다면 부정수급·사기 소지까지 거론될 수 있다.

'특수관계는 전체 거래액 대비 28.9%로, 대표자 동일, 실무자 연락처 동일, 신용평가기관에서 관계사로 확인되는 경우 등을 포함한다. 이 유형 역시 기존 거래를 온라인 도매시장에 허위로 기록해 정부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의심된다.

실제로 C사는 모회사와 판매자회사간에 기존에 해오던 거래를 마치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계약한 거래인 것처럼 기입해 정부 지원 30억원을 받았으며, 관계사인 유한회사 D사와 E사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기존 거래를 온라인 도매시장에 등록해 정부 지원을 19억원을 받았다.

'근접사무실'(전체거래액 대비 0.1%)의 경우 비중은 낮으나 이용자 사무실 주소가 동일하거나 인근인 거래다. 지역 특성상 인근 업체 간 거래에 온라인 도매시장을 경유할 필요성이 낮아, 지원금 수령을 목적으로 한 기표거래로 판단됐다.

'근거리이동'은 전체 거래액 대비 1.3%로, 주소가 동일하거나 인근인 경우다. 택배 발송을 위한 셀러의 지역 내 구매라는 해명이 제시될 수 있지만, 현 온라인 도매시장이 '상품 확인 후 전화 통화로 거래를 진행'하는 구조인 점을 고려하면 지역 내 구매에 굳이 온라인 도매시장을 사용할 이유가 약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상거래 징후가 국감에서 지적된 이후에도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업무보고 등에서'성과 홍보'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도매시장 관련 물류비·융자지원 규모는 '24년 520억원, '25년 657억원, '26년 예산 1186억원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감독 장치 없이 예산만 늘린 결과가 혈세 누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조사는 애초 요구됐던 '전수조사'와 달리 정책지원을 받은 일부 업체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원을 받지 않은 전체 참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넓히면 허위·이상거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미애 의원은 "온라인도매시장 사업이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비정상적인 허위·이상거래를 방치했고 국민 혈세가 부정수급 의심 거래를 떠받치는 구조가 됐다"며 "농식품부는 즉시 정밀감사를 착수하고, 부당 지급된 지원금은 전액 환수해야 한다. 또 사업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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