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회 "안경사법 확대 해석, 국민 눈 건강 위협"

굴절검사 명문화에도 '검안사' 논란 확산… "의료행위 경계 허물어선 안돼"
하위법령서 업무범위 명확화 촉구… 대체조제 사후통보도 환자 안전 우려

안경사의 업무 범위를 규정한 이른바 '안경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 문구 해석을 둘러싼 혼선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확대 논란으로 번질 경우, 국민 눈 건강과 의료 체계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안과의사회(회장 정혜욱)는 8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5회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경사법은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취지이지, 의료행위를 확대 허용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하위 법령에서 명확한 경계 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안경사의 업무를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조제·판매'에서 '굴절검사' 등으로 구체화했다. 정부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업무범위 확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현장에서는 법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혜욱 회장은 "법사위 심사 당시 복지부 장관도 안경사 업무범위 확대는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며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이를 근거로 타각적 굴절검사나 검안사 제도 도입까지 거론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성준 부회장은 "굴절검사는 자동굴절검사기기 등을 활용한 보조적 검사에 한정돼야 한다"며 "질환 감별이나 처방 판단이 개입되는 순간 이는 명백한 의료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의사회는 향후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과정에서 ▲자동굴절검사기기 사용 범위 명시 ▲의학적 판단 배제 원칙 ▲안과 전문의 진료 연계 체계 명문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안경사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안사 제도 도입'이나 안경 처방료·조제료 신설 주장에 대해서도 의사회는 강하게 반대했다.

이성준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안과 접근성이 매우 높아 검안사 제도를 둘 필요성이 없다"며 "비의료인이 의료행위에 준하는 검사나 처방의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 역시 "안경사법 개정이 직역 간 갈등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확대 해석은 정부와 국회가 분명히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과의사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안경사법 하위 법령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의 경계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시력 검사는 단순 수치 문제가 아니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의료 행위의 출발점"이라며 "국민 눈 건강을 위해서라도 의료적 판단의 영역은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1100여명의 회원이 등록했으며, 시각장애인과 함께한 사진전 '마음이 머문 시선'도 함께 열려 의료의 사회적 역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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