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 귀·뇌·자율신경 등 광범위한 원인 고려한 감별 필수"

도움말/ 큰나무이비인후과 남국진 원장

최근 '어지럼'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지럼을 단순히 귓 속 평형기관 문제라고 단정 짓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뇌 혈류 이상이나 자율신경계 불균형 등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학적으로 어지럼증은 크게 전정기관 이상으로 생기는 회전성 어지럼(현훈), 혈압 저하에 따른 실신형 어지럼, 보행 불안정 중심의 균형장애형 어지럼, 불안·자율신경 이상에 따른 비특이적 어지럼 등으로 구분된다.

말초성 어지럼은 내이(전정기관)나 전정신경의 이상으로 생기며 대표적으로 이석증(양성 돌발성체위현훈),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회전감이 강하고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안진의 방향이 일정하다. 반면 중추성 어지럼은 소뇌·뇌간 혈관 질환, 염증, 종양 등에 의해 발생한다. 복시나 언어장애, 보행 불안정이 동반되며, 안진이 수직 또는 다방향성이거나 체위 변화와 무관하게 지속되는 특징을 보인다.

어지럼 원인 감별의 첫 단서가 되는 검사는 '롬버그 검사(Romberg test)'다. 양발을 붙이고 눈을 감은 채 10초간 서 있을 때 중심을 잃는다면 전정계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이 검사가 정상이라도 중추성 질환이나 자율신경 이상은 배제할 수 없어,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HINTS-plus 검사(두부충동검사·안진·안구편위·청력검사)가 신경이학적 감별법의 표준으로 활용된다.'어지럼'과 '청력'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청력검사는 단순한 보조검사가 아니라, 뇌졸중 등 중추성 어지럼을 감별하는 핵심 진단 도구다. 소뇌경색(전하소뇌동맥·AICA 영역)에서는 어지럼과 함께 돌발성 난청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청력 변화가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큰나무이비인후과 남국진 원장은 "어지럼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불편함보다 뇌졸중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라며 "증상을 단순히 눌러주는 처방보다 원인을 명확히 밝혀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고 필요한 치료를 정확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 내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정밀 진단과 통합적 어지럼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 체계를 꾸준히 고도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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