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의협 집행부, 대의원회 결정 따른다… 투쟁 선포도

비대위·범대위 충돌로 내부 갈등 격화에 김택우 회장 "지금은 힘 모을 때"
'의료정상화' 위한 투쟁 방법론은 대의원회서… "집행부도 총력 대응 나서"

범의료계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 구성을 주도해온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집행부가 내부 갈등이 거세지자 결국 대의원회 판단에 따르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는 최근 의협 집행부가 성분명 처방 강제화, 한의사 X-ray 허용, 검체검사 위·수탁 고시 개악 등 3대 현안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인 주신구 대의원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비대위 설치를 안건으로 임시대의원총회(임총) 소집을 발의했다. 

이에 따라 의협 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며, 의료계의 투쟁 동력이 분열될 수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렇게 의료계 내부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김택우 회장은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집행부의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의료 무너뜨리는 사태, 좌시 못해… 투쟁 각오 다졌다"

김 회장은 "현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의협 집행부는 지난 9월 30일부터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가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제도 개악에 맞서 범대위 구성과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개최를 예고했지만, 상임이사회 논의 끝에 임시대의원총회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대위가 되든 비대위가 되든 지금 필요한 것은 하나, 힘을 모아 총력 대응하는 일"이라며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 임총에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리라 믿고, 그 결과를 겸허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43대 집행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무너진 의료를 재건하겠다는 각오로 대화와 소통을 기조로 회무를 진행해왔다"며 "그러나 의료를 무너뜨리고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다시금 가시화되고 있어 이제는 투쟁의 길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쟁의 방법론과 관련해서는 "대의원회가 결정할 것이며, 우리는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한의사협회 내부 갈등은 '범대위'와 '비대위'라는 두 체계 간 주도권 다툼을 넘어, 의협 내부 의사결정 구조의 정당성과 리더십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제 중요한 것은 투쟁의 주체가 아니라 단일한 행동"이라며, 향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어떤 형태의 투쟁체계가 확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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