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약' 선언하는 이대목동병원 "환자 위한 변화는 계속"

상급종합·연구중심병원 동시 도약해… 특성화·AI·조직문화 혁신으로 새로운 30년 연다
유경하 의료원장 "섬김과 나눔의 문화로 위기 극복… 산모·신생아 중심 회복 상징 목표"

"목동병원은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32년의 세월을 넘어 이대목동병원이 '두 번째 도약'을 선언했다. 상급종합병원 복귀와 연구중심병원 지정, 특성화 병원 3곳의 연이은 성과를 기반으로 이대목동병원이 새로운 성장 전략의 궤도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특히 6년째 이어지고 있는 리모델링과 진료공간 확충, 디지털 전환, AI 기반의 스마트 병원 구축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닌 환자 중심, 의료진 중심의 진료 혁신을 위한 '체질 개선'이라는 데 의미를 뒀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이 15일 이대목동병원 개원 3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람 중심의 스마트병원'을 향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경하 이화의료원장과 김한수 이대목동병원장이 참석해 의료원의 중장기 비전, 환자 중심의 진료 혁신, 연구 중심의 미래 전략 등을 발표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병상 수를 707개에서 620개로 조정, 중증 환자 중심의 진료 체계로 재편했다. 현재 중환자실 79병상, 수술실 14개, 응급실 33병상을 운영하며, 수도권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의 핵심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MRI '마그네톰 시마엑스(Magnetom Cima.X)'를 도입해 진단 정밀도를 높였고, 비뇨기·혈액암·여성암 병원을 잇달아 개원하며 전문 진료 역량을 강화했다.

유경하 의료원장

'특성화' 병원 성과로 입증된 성장세

이대목동병원의 도약은 '특성화'로부터 시작됐다. 2009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여성암 병원은 진료·검사·치료계획을 하루에 마무리하는 '원스톱 진료시스템'을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도입했다.

비뇨기 병원은 2022년 세계 최초의 비뇨기 전문병원의 개원해 '비뇨기계 4차 병원'을 지향하며 연간 로봇수술 200례, 누적 1400례를 달성했다. 또 여성암 병원은 지난해 유방암 수술 1000례를 돌파했다. 

이어 2024년 개원한 혈액암 병원은 '난치에서 완치로'를 슬로건으로 CAR-T 세포치료센터를 가동 중이며, 중증 백혈병 환자를 적극 수용하며 '난치병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이들 3개 특성화 병원의 의료 수익은 2019년 대비 여성암병원 2.4배, 혈액암병원 5.1배, 비뇨기병원 5.4배로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병원의 매출 성장세로도 이어졌다. 2019년 이후 연평균 13% 성장을 이어온 가운데, 2025년 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8% 증가가 예상된다. 의정 사태로 전국 주요 병원들이 실적 하락을 겪던 시기에도 이대목동병원만은 예외였다.

현재 '고위험 산모·신생아 특화센터' 복귀도 추진 중이다. 이대목동병원은 2016년 지정받았던 고위험산모센터를 자진 반납했으나, 내년 복지부 공모를 통해 재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경하 의료원장은 "여성암에서 비뇨기, 혈액암으로 이어지는 성공은 단순한 병원 확장의 결과가 아니라, 의료원 전체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의 체질을 바꾼 것"이라며 "다음 목표는 산과·신생아 분야의 부활"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위험 산모·신생아 분야는 이화의료원의 뿌리이자 사명"이라며 "한때 스스로 반납했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수 병원장

병원 성장은 결국 '사람'에서 출발… 의료 新모델 제시 

김한수 병원장은 "병원의 성장은 결국 '사람'에서 출발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의정 사태 당시 많은 병원들이 전공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PA(진료지원인력) 제도를 유지하며 진료 공백을 최소화했다"며 "지속 가능한 진료 시스템을 위해선 전공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에는 223명의 PA가 근무 중으로, 전공의 135명을 훌쩍 넘어선다. 김 원장은 "환자 중심 진료의 본질은 '얼마나 많은 인력이 환자 곁에 있느냐'에 있다"며, "그 기반 위에 AI와 빅데이터를 결합해 스마트 진료의 효율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AI 기술 도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병원은 진단서 작성, 간호 인계, 의료 문서 차팅 등 반복적 행정 업무에 AI를 접목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향후 신축될 병원 공간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물류 시스템, 로봇 수술 플랫폼, 데이터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가 여전히 산업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의료의 발전은 규제 완화보다 '사회적 신뢰'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화의료원은 공공성과 혁신을 함께 지향하며 의료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날 유경하 의료원장은 의료원의 향후 5년 청사진으로 ▲생애주기별 통합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고도화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구축 ▲의료진 행복 중심의 조직문화 혁신을 제시했다.

유 의료원장은 "이화의료원은 규모보다 가치,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한다.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행복한 병원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의료기관"이라며 "32년의 역사는 이화의료원의 뿌리를 더 깊게 내리게 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신뢰와 공감의 의료, 그리고 섬김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수 병원장 역시 "32년의 역사는 끝이 아니라 새 시작"이라며 "이대목동병원의 다음 30년은 의료진, 직원, 환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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